에콰도르 선교사 임동섭 목사

    오페라를 두 번(2019 & 2022년) 보았습니다. 다 뉴멕시코 산타페 오페라 하우스에서 보았습니다. ‘오페라’는 이탈리아 어로‘작품’이라는 뜻입니다. 원래는‘Opera in musica(음악으로 된 작품)’의 줄인 말입니다. 오페라하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생각이 입장료가 비싸다는 생각입니다. 둘째로 정장을 하고 입장하는 귀족적인 문화라는 생각입니다. 셋째로 노랫말이 이탈리아 말이기 때문에 알아듣지도 못하면서 장시간 앉아 있어야 한다는 생각이었습니다. 미국 또는 유럽 사람들도 대사가 모국어가 아닌 경우에는 알아듣지 못한다는 것을 나중에 알았습니다. 딸은 뉴멕시코 ‘로스 알라모스’에서 교사로 재직하고 있습니다. 교사들은 학생들보다 한 주 일찍 업무가 시작됩니다. 우리 부부는 손자와 손녀를 돌보기 위해 매년 8월 초순에 딸네 집에 갑니다. 딸이 살고 있는 ‘로스 알라모스’에서 자동차로 약 30분 정도 거리에 그 유명한 세계적인 산타페 오페라 하우스가 있습니다. 딸이 우리 부부를 위해 오페라 입장권을 구매했습니다. 매년 8월 중순에 산타페 오페라 하우스에서 '견습생 가수(Apprentice Singers)'를 공개하고 2회(8월 2째 & 3째 일요일) ‘Apprentice Scenes’ 공연을 합니다. 오페라 작품들 중에서 8개를 선택하고, 각 오페라의 하이라이트를 약 10여분씩 공연합니다. 전반부에 4개의 오페라를 공연하고 20여분 휴식 후 나머지 4개의 오페라를 공연합니다. 보통 입장료가 200불 정도이지만, 'Apprentice Scenes' 입장료는 15불입니다.


    산타페 오페라(Santa Fe Opera)는 2022 시즌을 위한 47명의 견습생 가수를 공개했습니다. 지원자가 800명이 넘었습니다. 바리톤과 베이스 파트에 한국인 성악가 Han Jongwon씨와 Sejin Park씨가 합격했습니다. 견습생 공연은 8월 14일과 21일 각각 오후 8시에 공연합니다. 저녁 7시쯤 출발하여 공연 30분 전에 도착했습니다. 주차장에는 많은 차들이 주차되어 있었습니다. 주차한 차의 뒤에 간이 테이블을 놓고 둘러앉아 저녁 식사를 하는 분들이 많았습니다. 이런 분들은 공연 4시간 전에 도착해 스테이크를 굽고 포도주를 마시면서 노을을 즐긴다고 합니다.


    2019년도에 오페라를 본 후, 앞으로 오페라를 감상할 기회가 온다면 미리 줄거리를 알아보고 가겠다고 다짐했지만 이 번(2022년)에도 그냥 입장하게 되었습니다. 앞 좌석 등받이에 작은 안내 화면이 있었습니다. 화면에 대사가 나왔습니다. 공연을 보면서 내용을 모르니 자꾸 화면을 보게 되고, 화면을 보면 공연 장면을 놓쳤습니다. 야외 오페라 하우스입니다. 지붕이 있고 양 옆면은 밖이 보이도록 설계되었습니다. 객석에서 노을을 감상할 수 있습니다. 2019년도에 환상적인 노을을 보았습니다. 여러 디자인상을 수상했습니다. 총 면적은 199에이커입니다. 오페라 건물은 3층으로 되어있습니다. 1957년에 480석에서 2,000석으로 확장했습니다.


    산타페 오페라(Santa Fe Opera)는 여름철 7-8월에 5개의 오페라를 하루에 하나씩 돌아가며 병행해서 공연합니다. 합창을 부를 40명가량의 멤버는 매년 성악전공 학생 중에서 뽑게 되는데 매년 여기에 지원하는 학생은 약 1400명 정도라고 합니다. 1957년부터 그동안 140개가 넘는 여러 오페라를 1600회 이상 공연했습니다. 그동안 관객 수가 85,000명이 넘는데 그 절반 이상이 타주에서 온 관객이었습니다. 산타페 오페라 페스티벌은 1956년 뉴욕에서 활동하고 있던 지휘자 존 크로스비(John Crosby)가 뉴멕시코 주 산타페시의 북쪽 7마일에 있는 대목장에서 시작되었습니다. 설립 목적은 미국의 성악가들이 리허설과 학습을 통하여 충분한 오페라 무대경험을 갖도록 하자는 것이었습니다.


    존 크로스비는 SFO의 총감독으로서 그리고 산타페 오페라 페스티벌의 책임자로서 거의 40년을 일했습니다. 미국 오페라 역사상 가장 오랜 기간 오페라 감독을 맡은 인물입니다. 크로스비는 2000년에 은퇴하였으며 2002년에 세상을 떠났습니다. 크로스비의의 뒤를 이어 리챠드 개디스(Richard Gaddes)가 SFO의 총감독이 되었습니다. SFO는 특유의 도제(徒弟)훈련 프로그램(The Apprentice Program)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매년 10명 이내의 훈련생을 선발하여 중세에 도제를 양성했던 것처럼 집중 훈련을 하여 현장의 일꾼으로 내보내는 프로그램입니다. 이 같은 훈련 프로그램은 미국 오페라 역사에서 가장 혁신적인 프로그램으로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1950년 이래 지금까지 1,500명 이상이 SFO의 도제훈련 프로그램의 혜택을 받았습니다. SFO는 오페라 성악가들만 아니라 오페라 공연을 위한 기술자들(연출, 조명, 관리에 이르기까지)에 대한 도제훈련 프로그램을 실시하고 있습니다.


    우리 부부는 에콰도르에 신학대학원을 설립했습니다. 신학대학원 설립 목적은 훌륭한 목회자들을 양성하는 것입니다. 산타페 오페라 하우스를 보면서 우리 신학교도 견습생들을 선발하여 집중훈련을 하여 목회 현장에 내보내야겠다는 다짐을 새롭게 해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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