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질적인 치안 불안 문제로 몸살을 앓는 멕시코에서 하루 평균 14명꼴로 미성년자가 실종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세계 강제실종 희생자의 날인 30일(현지시간) 멕시코 아동권리네트워크(Redim) 홈페이지에 게시된 91쪽 분량의 '2022 아동실태-유년기와 실종' 보고서를 보면 1964년부터 지난해까지 총 8만7천436명의 미성년자(1∼18세) 실종 사건이 발생했다. 이 수치에는 나중에 행적이 확인돼 가족 품으로 돌아간 이들까지 포함돼 있다. 하루 평균 14명의 행방을 찾을 수 없었다는 뜻이다. 2시간에 1건을 약간 웃도는 수준이다. 지난해만 놓고 보면 1천896명이 실종된 것으로 보고됐다. 사건이 특히 집중된 곳은 멕시코주·타마울리파스주·할리스코주 등인데, 전체 40%가 이들 3곳에서 발생했다. 보고서는 또 멕시코 미성년 실종자 다수가 여성(55%)이라고 적시했다. 그 비율은 12세 이상(74.4%)에서 특히 높았다. 정부 당국은 미성년자 실종 사건 주요 원인으로 마약 카르텔에 의해 발생하는 폭력과 가정 내 불화를 꼽고 있다. 인신매매나 유괴가 적지 않지만, 때론 아이들이 폭행을 피하기 위한 생존 전략의 하나로 스스로 행방을 숨기는 경우도 있다는 게 아동권리 단체의 분석이다. 여기에 더해 일부 사망자 신원 확인이 늦어지면서 실종자로 분류됐던 미성년자가 5∼6년 후 주검 상태로 가족에게 인계되는 사례도 있었다고 이 단체는 보고서에서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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