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즈 트러스 영국 총리가 취임 후 첫 행보로 나랏빚을 크게 늘려서 에너지 요금 급등으로 어려운 가계와 기업을 지원할 것으로 보인다. 트러스 총리는 6일(현지시간) 취임 첫 연설에서 이번 주에 에너지요금 문제를 처리하고 미래 에너지 공급원을 확보하기 위한 조치를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BBC 등 영국 언론에 따르면 정부는 가계 에너지 요금 상승을 억제하고 소상공인의 에너지 비용 부담을 덜어주는 방안을 이르면 8일 발표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들은 정부가 표준 가구 기준 가계 에너지 요금을 연 2천500파운드(약 400만원)로 고정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여기에 기존의 연 400파운드 지원을 더하면 실제 요금은 연 2천100파운드로, 현재 연 1천971파운드(314만원)와 비슷한 수준이 된다고 계산했다. 영국은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천연가스 가격이 급등한 영향으로 가계 에너지 요금이 치솟고 있다. 발전에서 가스 비중이 높은 탓이다. BBC는 이번 지원 정책은 정부가 차입을 해서 에너지 업체에 가스도매가격과 소매에너지요금 사이 차액을 직접 보조하는 방식이 될 것이며 전체 규모는 1천억파운드(약 160조원)에 달하지만 기간은 미정이라고 보도했다.

 

    재무부 장관으로 유력한 쿼지 콰텡 산업부 장관은 영국은 빚을 늘릴 여력이 있다고 말했고, 트러스 총리는 재무부의 엄격한 재정준칙을 깰 필요가 있다는 입장이다. BBC는 그러나 감세와 국방비 증액을 동시에 해야 하는 상황에서는 예상 부채 규모가 상당하다고 지적했다. 정부는 에너지 시장 구조 개편으로 요금이 내려갈 것이라고 기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블룸버그 통신은 천연가스 도매요금 변동에 대해 정부가 무한대의 책임을 지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이번 대책에는 에너지 상한이 적용되지 않는 소상공인 지원도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상당수 소상공인은 고정요금 계약기간이 다음 달에 끝나며, 지원이 없으면 파산하거나 직원을 해고해야 하는 상황에 몰릴 수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가계와 기업 에너지 요금 지원을 위해 납세자들이 부담할 비용이 18개월간 최대 2천억파운드에 달할 것이라고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서 보도했다. 코로나19 사태 때 풀린 지원금이 3천100억파운드였다. 이렇게 되면 영국 정부의 국가 부채가 현재 2조3천억파운드에서 약 10% 늘어나며 금융위기와 코로나19 때 수준이 될 것이라고 블룸버그통신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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