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침공으로 사실상 폐허가 된 우크라이나 재건을 위한 이른바 '21세기 마셜플랜' 논의가 본격화할지 주목된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사진)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은 25일(현지시간) EU 집행위원회와 주요 7개국(G7) 의장국인 독일이 공동 주최한 우크라이나 재건을 위한 국제 콘퍼런스에서 "허비할 시간이 없다"면서 국제사회가 신속히 행동에 나서자고 독려했다.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은 특히 세계은행(WB)이 우크라이나의 피해 규모를 3천500억 유로(약 496조 원)로 추산한 점을 언급하면서 "이는 특정한 국가나 (국가)연합이 홀로 제공할 수 있는 것보다 더 많은 액수"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G7(주요 7개국), EU, 유럽 국가와 미국, 캐나다, 일본, 영국, 한국, 호주, 뉴질랜드와 같은 강력한 파트너들과 그 외 다른 국가들"의 동참도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그는 콘퍼런스가 기자회견에서도 우크라이나 재건을 위한 올바른 접근법은 "우크라이나의 모든 친구들을 (참여하도록) 초청하는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또 우크라이나 재건 지원을 위한 국제적인 협력 플랫폼의 조속한 출범 필요성도 역설하면서 "우리가 쓰는 한 푼 한 푼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투자면서 동시에 전 세계적 민주적 가치에 대한 투자이기도 하다"고 말하기도 했다. 올라프 숄츠 총리는 "관건은 21세기를 위한 새로운 마셜 플랜을 마련하는 것"이라면서 "지금 당장 시작해야 할 세대에 걸친 과제"라고 역설했다.


    이날 회의는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과 숄츠 총리 주도로 열린 우크라이나 재건을 위한 전문가 콘퍼런스로, 유럽 각국과 G7, 주요 20개국(G20), 각종 국제기구 대표들과 소속 전문가들이 참여했다. 논의에서 전문가들 역시 전쟁이 진행 중이더라도 재건 지원에 착수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패널로 참석한 베르너 호이어 유럽투자은행(EIB) 총재는 재건 시기가 늦어질수록 더 큰 비용이 들 것이라면서 "지금 당장 에너지가 필요하고, 기본적인 서비스가 제공돼야 하며 교통수단이 작동하거나 다시 회복돼야 한다"고 예를 들기도 했다. 콘퍼런스에 화상으로 참여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국제사회를 향해 자국의 내년도 재정 적자 규모로 예상되는 380억 달러(약 55조 원) 규모의 지원을 호소했다. 슈미갈 총리는 자국의 위기를 안정화하는 것은 곧 "유럽 대륙을 '난민의 쓰나미'로부터 구해줄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급증한 난민 문제로 유럽 각국이 고심하고 있다는 점을 우회적으로 언급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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