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폭로' 예고…"천천히 말려 죽일 것"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은 24일 "감옥 안에서 사람이 제일 무섭다는 걸 깨달았다"며 최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 측에 불리한 진술을 한 배경을 토로했다. 유 전 본부장은 이날 오후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 사건 공판 휴정 시간과 재판 종료 뒤 취재진과 만나 "1년을 참아왔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대장동 개발 비리 의혹으로 지난해 구속기소 됐다가 1년 만인 지난 20일 구속기한 만료로 출소했다. 유 전 본부장은 "형제들이라고 불렀던 사람들과 함께해도 좋겠다고 생각했었다. '의리' 하면 또 장비(자신을 지칭) 아니겠나"라며 "그렇게 생각했는데 나와보니 '내가 그럴 아무런 이유가 없었구나'라고 깨달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제 마음이 평화롭고 홀가분하다. 편하게 다 이야기할 수 있고 조사도 그렇게 임할 것"이라며 "예전 조사 때는 그런 (보호) 책임감을 가졌다면 이젠 사실만 갖고 얘기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난해 검찰 수사 과정에선 '의형제'처럼 지냈던 김용 민주연구원 부원장이나 정진상 민주당 대표실 정무조정실장 등을 보호하기 위해 입을 닫았지만, 더는 그럴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다는 취지다. 그는 최근 검찰 수사에서 김 부원장의 요구로 지난해 민주당 대선 경선 준비과정에서 남욱 변호사에게 8억4천여만원을 받았다고 진술했다. 유 전 본부장은 김 부원장이 요구한 20억원의 용처를 묻자 "그것은 검찰이 나중에 다 밝힐 것"이라고 했다.

    물증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오히려 곤란해지는 것 아니냐는 취재진 물음엔 "그건 상관없다. 곤란하고 안 곤란하고의 문제가 아니다"라고 단호히 말했다. 민주당 측의 접촉 여부에는 "저는 정치에 관심이 없다"며 "정치가 어떻게 흘러가고, 누가 되건 관심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한 언론 인터뷰에서 "이 대표가 모를 리가 있겠느냐"며 사실상 이 대표도 현재 진행 중인 수사 내용과 연관돼 있다는 뜻을 내비쳤다. 그는 해당 발언이 대선 자금과 관련된 것이냐는 취재진 물음엔 "그 사안이 아니라 다른 사안에 대해 말씀드린 것"이라고 해명했다. 위례 신도시나 대장동 개발 사업 비리 의혹을 지칭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유 전 본부장은 최근 김 부원장 측이 회유 목적으로 새 변호사를 선임하게 했다는 의혹에는 "(해당 변호사를) 해촉했다"고만 답했다. 그는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이 대표에게 쌓인 섭섭함과 함께 그와 관련한 폭로를 이어갈 뜻을 내비쳤다. 그는 "내가 벌 받을 건 받고, 이재명 명령으로 한 건 이재명이 받아야 한다"며 "10년간 쌓인 게 너무나 많다. 급하게 갈 것 없다. 천천히 말려 죽일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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