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인권이사회는 20일(현지시간) 이른바 '히잡 의문사 사건'에 반발하는 시위대를 이란 정부가 강경 진압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인권침해 문제를 조사하기 위해 여성전문가 3명을 조사단원으로 지명했다고 밝혔다. 유엔 인권이사회는 방글라데시 변호사 사라 호세인과 파키스탄의 법학교수 샤힌 사다르 알리, 아르헨티나 출신의 인권운동가 비비아나 크리스티체빅 등 3명을 진상조사단 구성원으로 선임했다. 조사단장은 오랜 기간 인권 변호 활동을 벌여온 호세인 변호사가 맡는다. 이들은 이란 당국의 시위 진압 과정에서 발생한 인권침해 사례를 파악해 기록으로 남기고 관련자들에 대한 법적 조치까지도 담당한다. 다만 이란은 유엔의 진상 조사 계획에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어 조사단이 이란에 입국해 조사 활동을 개시할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 유엔 인권이사회는 지난달 25일 특별회의를 열고 이란의 시위 대응 과정에서 발생한 위법 사항을 조사하기 위한 국제 진상조사단을 구성하는 결의안을 표결을 거쳐 통과시켰다. 이란에서는 지난 9월 이란 여성 마흐사 아미니(22)가 히잡 사이로 머리카락이 보이는 등 복장 규정을 어겼다는 이유로 경찰에 끌려갔다가 갑자기 숨진 사실이 알려진 후 전국적으로 시위가 확산했다. 이란 당국은 석달 가까이 이어진 시위를 강경 일변도로 진압했다. 유엔은 시위 가담자 가운데 1천400여명이 체포된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이란 인권단체는 시위 가담자 가운데 진압 과정에서 숨진 사람이 469명에 이른다고 전했다. 이란 당국은 국제사회의 거센 비판에도 지난달 13일 시위 참가자 모센 셰카리(23)에 대해 사형을 집행했고, 지난 12일에도 마지드레자 라흐나바드(23)를 공개 처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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