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불때기 나선 재계 … 경제인 사면 건의 예정

    연말 특별사면 대상자에 대한 사전 심사를 앞두고 재계가 경제인의 특별사면 포함을 위한 군불 때기에 나섰다.  20일 재계에 따르면 대한상의는 조만간 경제단체 공동명의로 기업인 특별사면을 건의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전국경제인연합회와 한국경영자총협회 등으로부터 의견 수렴이 끝났으며, 대한상의가 사면을 건의할 기업인 명단을 최종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 명단에는 지난 8·15 광복절 특별사면 당시에도 대상으로 거론됐던 박찬구 금호석유화학그룹 회장, 이중근 부영그룹 회장, 최지성 전 삼성전자[005930] 미래전략실장 등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태광그룹이 19일 2032년까지 10년간 석유화학·섬유 등 제조와 금융·서비스 부문에 총 12조원을 투자해 미래 먹거리를 발굴하고 약 7천명을 신규채용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것도 이호진 전 태광그룹 회장의 사면을 요구하기 위한 사전 포석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황제보석' 논란을 일으키며 8년 5개월에 이르는 재판 끝에 징역 3년형을 선고받고 복역한 이 전 회장은 작년 10월 만기 출소했으나,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5년간 취업 제한 적용을 받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아무래도 투자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 노력 등이 경제인 특별사면을 건의하는 명분이다 보니 사면 심사를 앞두고 서둘러 투자 계획을 내놓은 것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다만 이에 대해 태광 측은 "내년 초에 발표하려고 이전부터 준비하던 투자 계획인데 일부 보도가 되며 계획보다 먼저 발표하게 된 것"이라며 "(사면 요구와 관련된) 다른 의도는 전혀 없다"고 해명했다. 


    재계에서는 앞서 8·15 광복절 특별사면에 대해서도 아쉬움을 나타낸 바 있다. 당시 특별사면으로 '국정농단 사건'으로 징역 2년 6개월을 확정받고 복역하다 지난해 8월 가석방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당시 부회장)이 복권됐고,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과 장세주 동국제강[001230] 회장, 강덕수 전 STX그룹 회장도 사면됐다. 한편 정부와 여권 내에서는 8·15 특별사면 당시 기조가 '민생과 경제회복 중점'이어서 경제인이 대거 사면 대상에 포함됐던 만큼 이번에는 국민 통합 차원에서 정치인 위주의 사면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이명박 전 대통령 등이 사면 대상에 포함될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법무부는 23일 사면심사위원회를 열어 윤석열 정부의 연말 특별사면 대상자를 심사한다. 사면심사위는 특사 건의 대상자를 최종 선정해 사면권자인 윤 대통령에게 보고한다. 사면대상자는 27일 열릴 국무총리 주재 국무회의를 거쳐 28일 0시에 사면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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