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기나는 편지 / 한용구 목사

◈“말씀만 하옵소서”  누가복음 7장 1절 ~9절

 한국 교회사에 있어서 꼭 기억해야할 인물이 백홍준(사진)이라는 분입니다. 1876년 만주에 와 있던 로스 선교사님이 만주를 드나드는 조선인들을 통해서 번역한 성경을 만나게 되지요. 그리고 감동을 받았습니다. 성경만 읽었는데도 감동을 받았어요. 그리고 성경을 나라 안으로 들여오고 싶은 데 흥선 대원군의 쇄국 정책 때문에 발각되면 큰 일 나요. 어찌할까 하다가 기가막힌 생각을 합니다. 그 성경책을 새끼를 꼬듯이 꼬아서 끈을 만듭니다. 그리고 그 끈으로 책을 묶은 다음에 우리나라로 들여 옵니다. 아주 감쪽같이 들여 오지요. 백홍준은 새끼를 꼬아서 들여온 성경을 펼쳐서 읽고 또 친구들에게 소개해 줍니다. 그렇게 예수를 믿었습니다. 신비로운 일이지요. 성경을 읽기만 했는데도 예수 믿는 이들이 생겼습니다. 성령이 역사하신 거지요. 그래서 세워진 교회가 우리나라 최초의 황해도 소래 교회였습니다. 예수를 믿는는 일은 신비로운 일입니다. 성령께서 성경을 읽는 백홍준의 마음을 감동시켜서 믿어졌어요. 놀랍고 놀라운 일입니다. 성령님은 반드시 말씀과 함께 역사하시니까요. 그리고 소문을 듣습니다. 언더우드 선교사님이 서울에 들어오셨다는 소식을 듣고 1월, 어느 추운 겨울에 백홍준, 서상조, 이상하 세 분이 서울로 언더 우드 선교사님 택을 찾아갑니다. 한 밤중에 문을 두드립니다.
“선교사님, 우리에게 세례를 주십시오. 우리는 예수 믿는 사람들입니다.”
언더우드 선교사님이 깜짝 놀랬지요. 내가 최초의 선교사인데? 아니 예수 믿는 이들이 있다니? 당신들이 예수를 믿는다는 것을 어떻게 알 수 있느냐고. 단호하게 거절했다고 합니다. 그때, 세분은 두루마리 옷을 벗었습니다. 놀랍게도 그들은 나무로 만든 십자가를 등에 짊어지고 있었어요. 주님이 하신 말씀을 문자대로 실천한 겁니다.
“아무든지 나를 따라오려거든 자기를 부인하고 자기 십자가를 지고 나를 따를 것이니라.”
그리고 성경을 암송하는 데 놀라웠습니다.그래서 세례를 주고 그 분들을 중심으로 세워진 교회가 정동교회, 지금의 새문안 교회이지요. 기독교는 책의 종교입니다. 하나님이 주신 최고의 선물이 성경이지요. 그런데 한 번 우리 자신을 점검해 볼 것입니다.
‘나는 성경을 얼마나 사랑하는가? 나는 얼마나 성경을 읽고 있는가? 나는 얼마나 성경을 묵상하는가?’
성경을 읽는 것이 하나님을 만나는 일이고 성경을 묵상하며 살아가는 것이 주님과 동행하는 일인데, 우리가 이런 일에 소홀히 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요? 성서주일에 우리 자신을 뒤돌아보며 반성해야지요. 성경 말씀과 친해지는 방법을 정리하지요. 우선 눈으로 성경을 읽는 일입니다. 그럼 눈이 맑아지고 마음이 맑아지지요. 요즘은 눈을 뺏기는 시대인데, 허탄한 것을 볼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말씀을 눈으로 읽어서 하나님과 친해질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둘째, 말씀과 친해지는 방법은 입으로 소리내어 읽는 일입니다. 소리내서 읽으면 내가 듣고 내게 힘이 되지요. 그 말씀이 나를 사로 잡을 것입니다. 셋째, 말씀을 손으로 쓰는 일입니다. 성경을 한 자 한 자 쓰면서 이 성경을 지금 우리 손에까지 오도록 수고하고 희생했던 분들의 노고에게 감사해야지요. 성경을 필사하는 일은 치매 예방에도 도움이 되겠지요. 그리고 성경을 귀로 듣는 일입니다. 믿음은 들음에서 난다고 말씀하셨지요. 귀가 복을 받아야지요. 내게 무익한 것을 듣지 말고 내게 유익한 것을 골라서 듣는 일은 내 영혼을 살리는 일이지요. 본문의 백부장의 믿음은 주님을 감동시킨 믿음입니다. 백부장의 믿음은 참으로 놀랄만한 특징이 있어요. 우선 유대 지도자들이 그를 추천합니다. 그를 도와 달라고 간청합니다. 평소에 잘한 거지요. 유대인들에게 칭송을 듣는 백부장, 참으로 놀라운 일이지요. 백부장은 자신의 문제가 아니라 당시에는 하찮게 생각하는 종의 문제를 갖고  주님께 나왔습니다. 자신의 체면과 자존심을 다 내려 놨어요. 참 대단하지요.
그리고 주님이 자기 집에 들어오심을 사양합니다. 유대인이 이방인의 집에 들어가면 얼마나 욕을 먹는 지를 알았어요. 자기 소원이 있지만 주님을 배려한 백부장은 정말 신사이지요. 무엇보다도 백부장의 믿음입니다.
“말씀만 하옵소서. 내 수하에도 병사들이 있어 가라하면 가고 오라하면 옵니다. 주께서 하인의 중풍병을 향하여 떠나라 명령하시면 떠날 줄 믿습니다. 그러니 말씀만 하여 주십시오.”
주님이 감탄하십니다. 이만한 믿음을 만나보지 못했다고 감동하셨습니다. 우리 무조건 성경을 읽을 것입니다. 눈으로 읽고 입으로 읽고 손으로 쓰고 귀로 들을 것입니다. 그러면 살아 역사하시는 하나님의 말씀이 지팡이가 되고 막대기가 되며 사탄을 이길 검이 될 것입니다.

◈단순하게 살아라!!

베르너 티키 퀴스텐마허라는 교수님이 쓴 책 중에 “단순하게 살아라.”는 책이 있습니다. 한동안 많은 사람들이 읽었던 책입니다. 인생을 의미있게 살려면 단순하게 살아야 한다는 내용입니다. 신앙도 마찬가지입니다. 단순화하는 것, 그것이 신앙의 힘을 유지하는 비결이기도 합니다. 그 책을 요약해 봅니다.
첫째, 물질의 단순화입니다. 필요한 것이 100개라면 사람들은 120개를 갖고 싶어한다는 겁니다. 거기서부터 욕심이 생기고, 그리고 다른 사람과 비교하기 때문에 불행해진다는 거지요, 실상은 70-80개만 가져도 충분하답니다. 갖고 싶다고 다 갖는 게 아니더란 말입니다. 둘째, 정리 정돈하라, 한계를 정하라. 돼지는 아무리 맛있어도 위장의 70% 이상을 먹지 않는다고 합니다. 인간만 120% 150% 먹고 토한다고 하네요. 미련한 돼지요? 돼지가 웃습니다.  셋째, 시간의 단순화입니다. 시간은 기다려 주지 않지요. 흘러 가는 시간을 어떻게 보람있게 보낼 것인가를 생각해야지요. 넷째, 건강의 단순화입니다. 먹을 것과 먹지 말 것, 그리고 얼마나 먹을 것인가를 분별해야지요. 앞을 내다보고 생각보다 조금 먹는 게 필요하다고 하지요. 하이고고! 다섯째, 관계의 단순화입니다. 모든 사람을 다 만나려 들면, 인생이 엉망이 되고 말지요. 모든 사람이 내 맘대로 될 것이다? 어림도 없는 착각입니다. 내 자식도 내 맘대로 못하잖아요. 여섯째, 자기 자신에 대한 단순화입니다. 내가 누군가? 내가 잘 하는 것과 부족한 것은 무엇인가, 이걸 확인하고 선을 긋고 살아간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갖고 싶다고 다 가질 수도 없고 먹고 싶다고 다 먹을 수 없고 가고 싶다고 다 갈 수 없는 게 인생입니다.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일에 집중하는 것, 먼저 할 것과 나중에 할 것, 시시한 것과 소중한 것을 구분하는 것, 이 단순화 시키는 작업이야 말로 인생을 건강하게 만드는 일이 아닐까요? 말씀과 기도에 충실하고, 기본에 성실해지는 것, 그래야 건강한 그리스도인이 되는 것이지요. 우리 너무 복잡하게 생각하지 마십시다. 오늘 주어진 일에 우선 충실해야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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