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팬데믹이 발발하고  3년이 흘렀다. 2020년 초 덴버시가 콜로라도에서 최초로 재택명령을 발효한 후, 한동안 음식점과 술집은 매장내 영업이 금지되었다. 또, 출근은 재택근무로, 현장 쇼핑은 배달로 대체되었으며, 교회는 온라인 예배로 전환되었다. 뿐만 아니라 영화관, 피트니스센터, 네일샵, 미용실 등도 각 시의 행정명령을 따라 한참 문을 닫아야 했다. 그렇게 5개월을 지나고 몇몇 비즈니스가 선택적으로 서서히 오픈되기 시작했다. 그러나 백신 접종이 이루어지기 전까지는 여전히 필요한 경우가 아니면 계속 집에 있도록 권장했고, 마스크 착용도 강하게 권고되었다.  그리고 작년 8월 미 질병통제예방센터는 마스크 착용조치와 6피트 거리두기를 공식해제했다. 코로나 감염이 공식 관리에 들어간 지 2년반 만이었다. 


    그렇게 식당업계는 코로나19 대유행 기간 동안 가장 큰 타격을 입은 업종 중 하나였다. 팬데믹의 심각성도 없어지고, 코로나 방역이 모두 해제되었지만 대부분의 식당들은 여전히 어렵다. 지난해 말 콜로라도 식당협회(Colorado Restaurant Association/CRA)가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절반 이상의 식당들이 향후 1년 이내에 문을 닫을 수도 있다고 답변해 충격을 주었다. 폐업 가능성을 답한 식당들은 지난 2년간 계속된 코로나19 여파로 어려움이 가중된데다 최근 들어서 인플레이션까지 심해져 운영비를 감당하는데 한계점이 왔다고 답했다. CRA의 소니아 릭스 회장은 “코로나19로 운영난을 겪고 있는 주내 식당들의 평균 부채가 18만 달러에 달한다. 지난 2년간 업계가 입은 타격은 엄청나다”라고 말한 바 있다. 사실 모든 식당들의 운영비가 1년 전보다 올랐다. 인건비가 가장 많이 올랐고 식재료, 식자재, 주류 등이 그 뒤를 이었다. 콜로라도 주내 음식점 10곳 중 9곳이 임금 및 식자재 가격 인상과 만연된 인력난 때문에 음식 가격을 인상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로 인해 덴버 다운타운에 위치한 40년 된 애니 카페와 틱톡으로 유명한 도모, 그외 1백개에 달하는 업소들이 지난 2년 동안 콜로라도주에서 폐업을 했다. 


    그러나  다행이도 일부 식당들은 창의적인 방법으로 문제를 해결하고 있다. 그 대표적인 예가 코리아타운의 한인 요식업계가 아닐까 싶다. 지난 1년간 오로라 한인 타운에서는 다양한 비즈니스들이 오픈하며 성업 중에 있다. 또, 새로운 요식업 비즈니스들이 오픈 대기 중에 있다. 


    우선 한국의 유명 베이커리 프랜차이즈인 뚜레쥬르(Tous les Jours)가 웨스트민스터점(2020년 12월), 똘튼점(2021년 5월)을 오픈한데 이어 작년에 오로라에 3호점(2022년 1월)을 열었다. 지난해 3월 23일에는 한국의 유명 치킨 프랜차이즈인 비비큐 치킨이 파커와 하바나 길에 오로라 1호점을 열었고, 뒤이어 덴버 다운타운에 2호점, 론트리에 3호점을 잇따라 열었다. 4월 15일에는 소프트 서브 아이스크림, 보바티, 모찌 도넛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악마와 천사(Devil & Angel)라는 디저트&아이스크림 가게가 파커와 예일, 오로라 한인타운의 중심에 문을 열었다. 5월 19일에는 한국식 핫도그 전문점 팔팔핫도그&쥬이시가 콜로라도 스프링스에 이어 오로라에서 영업을 시작했고,  7월 초에 미스터 탕이 문을 열었다. 미스터 탕은 푹 끓인 진하고 뽀얀 육수에 잡내없는 고기들을 푸짐하게 넣어 양도 많지만, 특히 LA에서 탕 전문으로 명성을 알리고 있는 주인장의 요리 실력 탓에 손님들의 발걸음이 끊이질 않는 곳이다. 같은 달 애니 플라워&기프트샵도 예쁘고 세련된 한국산 제품을 대거 판매하면서 신규오픈 비즈니스 러시에 동참했다. 11월 11일에 오픈한 무봉리 토종 순대국은 진하고 깔끔한 국물 맛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또, 12월 18일에는 한국의 유명 프랜차이즈 중 하나인 명랑쌀핫도그가 문을 열어 성업 중에 있다. 

 
    그리고 2023년 계묘년 새해가 밝자마자 1월 10일, 한식당 ‘두부이야기’가 오로라에 문을 열었다. 제대로 홍보할 시간도 없었을텐데 오픈 첫 주말 저녁시간에는 앉을 자리가 없을 정도로 손님들로 문전성시를 이루었다. 1월 13일에는 오로라 H마트 오른쪽 코너에 미주에서 유명한 또하나의 핫도그 프랜차이즈인 크런치즈 코리안 핫도그가 오픈해 영업을 시작했고, 실내공간을 나누어서 다음 달부터는 한국인의 대표 분식인 김밥, 떡볶이, 돈가스, 함박스테이크 등을 전문으로 하는 분식집도 입점할 예정이다. 같은 날 가동빌딩 1층에는 미주 한인사회에서 인지도가 높은 건강보조제품 '심마니 장석훈의 천종산삼' 덴버점이 문을 열었다. 그리고 최근에는 아라파호와 파커길에 있는 구 골든코랄 뷔페 식당자리에 한식 및 분식점들이 백화점 푸드코너 스타일로 오픈을 했다. 뿐만 아니라 다음 달에도 계속해서 오로라 한인타운을 중심으로 식당 오픈이 예약되어 있다. 포장마차 형식의 캐주얼 바&실내포차, 그리고 즉석떡볶이와 김밥, 만두만을 전문으로 하는 분식점 등이 오픈을 목전에 두고 있다.  

     
    어려운 경제 상황속에서 한인 요식업계가 오픈 러쉬를 이루고 있는 모습은 뿌듯한 일이다. 이들은 오로라 시의 경제뿐만 아니라 콜로라도의 경제 부활에도 단단히 한몫을 하고 있다. 물론 처음 시작이다보니 부족한 부분이 눈에 띌 수 있다. 그러나 이해와 배려가 우선되길 바란다. 힘든 시기에 시작하는 모든 사업체에 힘과 용기를 불어넣는 것은 따뜻한 격려와 관심일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올해는 한인들이 경영하는 업체들을 적극 이용했으면 한다. 외식할 때도 한국 식당에서, 자동차 정비도 한인에게, 장도 한인 마켓에서, 세탁소, 리커스토어, 융자, 부동산 선택도 마찬가지다. 코로나가 쓸고 간 한인사회의 경제는 참담했다. 그 어려웠던 시기를 극복하고 새롭게 도전을 시작하는 이곳 한인업체들을 적극 이용하는 것은 서로돕는 상부상조(相扶相助)와, 우리의 것을 사랑하고 이용하자는 신토불이(身土不二)의 개념으로 이해하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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