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기나는 편지 / 한용구 목사

◈“소금을 두고 서로 화목하라 ”마가복음 9장 50절

소금은 좋은 것이로되 만일 소금이 그 맛을 잃으면 무엇으로 이를 짜게 하리요 너희 속에 소금을 두고 서로 화목하라 하시니라

작년 설명절을 마치고 가깝게 지내는 목사님으로부터 안타까운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명절이라고 경기도에 사는 아들이 왔어요. 다함께 명절 감사 예배를 잘 드렸어요. 찬송도 기도도 식사도 아주 화목하게 했어요. 그런데 어디서 화목이 깨졌냐, 정치 얘기하다가, 아들과 아버지가 대판 싸웠어요. 아버지가 누가 옳다, 그러면 아들이, 아버님 모르는 소리 마세요. 그럼 아버지는 화가 나서 뭐야? 이놈아, 네가 몰라서 그래. 그러면서 아버지와 아들이 대판 싸웠어요. 명절이 엉망이 됐지요. 그 목사님은 그 얘기를 하면서도 화가 풀리지 않았어요.
“아니. 그 놈이 글쎄? 애비한테 대들어요!”
그런데 뉴우스를 보니까 그런 집이 한 두 집이 아니래요. 즐겁고 행복해야할 명절에 그만 정치 얘기로 대판 싸우고 화목이 깨져 버리는 일이 종종 벌어진다는 겁니다. 자 이 문제를 어떻게 풀어야할까요? 지혜가 필요해요. 우선 친목을 위한 모임이라면 정치 얘기하지 말 것입니다. 다 다르니까요. 생각도 다르고 판단도 달라요. 정치 얘기하면 반가워야할 사람이 싫어져요. 서로 칭찬하는 얘기만 하고 좋은 점만 얘기했으면, 그래야 화목해요. 화목이 최고! 그런데 누가 정치 얘기를 꺼냈다면, 생각이 다르구나 생각해야지요. 다르지만 함께 살아야할 가족이고 친구들이니까요. 생각이 다르다고 원수가 되면 안되잖아요. 좀 너그러운 마음이 필요해요. 그래야 화목이 깨지지 않아요. 정치 얘기를 할 때, 너무 극단적이 되지 말 것입니다. 어느쪽이나 장점과 단점이 있어요. 이걸 인정해야 하는데, 나만 옳고, 상대방은 무조건 다 틀렸다고 하니까 화목이 깨져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치 얘기로 말싸움을 했다면, 용기를 내야지요.
“아빠, 죄송해요. 아들아 미안해.”
“내 생각만 고집해서 미안해.”
이러는 용기가 필요해요. 그래야 가정이 화목해져요. 화목은 용기 있는 자가 누려요. 성경은 화목에 대해서 얼마나 강조하고 있는 것일까요? 마른 떡 한 조각만 갖고도 화목한 것이 낫다. 하나님 앞에 예물 드리려다가 형제와 불화한 것이 생각나거든 먼저 가서 화해하고 예물을 드려라. 화평케 하는 자가 하나님 아들이 될 것이다. 야곱이 20년 만에 고향에 돌아옵니다. 어쩌면 성공해서 돌아옵니다만, 형 에서가 군사 400명을 거느리고 온다는 얘기를 듣는 순간, 그는 하나님 앞에 매어달릴 수 밖에 없었지요. 그때 하나님은 야곱의 한쪽 다리를 치시지요. 한쪽을 절면서 형을 만납니다. 물론 엄청난 선물도 보냈지요. 야곱은 형 에서를 엎드려 절하면서 만납니다. 그리고 이렇게 고백하지요.
“형님의 얼굴을 뵈오니 하나님의 얼굴을 본 것 같습니다.”
표현이 완성입니다. 복수심으로 불타던 에서의 마음이 드디어 녹아내렸지요. 한쪽 다리를 저는 동생을 보고, 그리고 엎드려서 하나님의 얼굴을 본 것 같다고 하는 야곱을 보면서 그의 마음도 녹아내렸습니다. 야곱과 에서가 20년만에 화목한 모습으로 만는 이 장면이 바로 오늘 말씀을 설명하지요.
“소금을 두고 서로 화목 하라.”
소금은 녹아져야 맛을 냅니다. 자신이 사라지고 맛을 내지요. 야곱이 엎드리면서 겸손한 마음으로 형 앞에 나타났을 때에 에서의 복수심은 녹아져 내리고 말았지요. 혹시 누군가 미워지고, 누군가와 인간관계가 틀어질 때, 기억한 것입니다.
‘내가 소금처럼 녹아져서 화목을 만들자.’
명절에 누굴 만나든지 화목을 먼저 생각할 것입니다. 내가 낮아지면, 내가 엎드리면, 내가 녹아지면 화목은 당장 만들어지는 법입니다. 주님 십자가 때문에 우리가 하나님과 화목하게 되었지요. 그 십자가를 닮아서 우리도 화목케하는 직분을 감당하는 삶이 되도록 힘써야지요.

◈웃으면 행복한 가정!

어느 집에서 있었던 일입니다. 가족 모두가 모여 앉아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두 살 갓 넘은 딸이 가족 앞에서 느닷없이‘내가 재미있는 옛날 얘기 해 줄까?’합니다. 그러니 멋도 모르고 처음엔 모두가 환호성을 지르며 모두들 반가워했지요.  그런데 두 살 갓 넘은 어린 딸이 재미있다는 그 옛날이야기가 시작되었는데요, 그것 참 ㅋㅋ
“옛날 옛날에 ... 어느 마을에 흥부가 살았대. 근데 어느 날... 토끼랑 거북이가 있었어. 근데 갑자기 늑대가 나타난 거야. 
그런데 피터는 무서워서 ‘아이 무서워’하고 도망갔어. 근데 어느 날 갑자기 용왕님이 아야 아야 했는데‘누가 토끼를 데리고 올까?’했어. 근데... 어느 마을에 나쁜 아줌마가 있었거든?‘거울아 거울아 누가 제일 예쁘니?’했대.  근데... 어느 날 초롱이가 늑대한테‘얼레리 꼴레리 늑대는 오줌싸개’했어. 근데... 어느 마을에 돼지 삼형제가 있는데...”
하이고, 자기가 읽은 동화책을 죄다 섞어서 이어가는 데, 이건 줄거리도 없고, 가족 모두가 속으로는 들어야 하나 말아야 하나 하면서도 그래도 겉으로는‘으와! 정말? 그랬어?’하면서 억지로 맞장구를 쳐주고 난리를 피웠습니다.정말 어린 딸의 옛날 이야기를 들어 주는 일은 너무나 힘들었지만 잘 참았습니다.  옛날 이야기를 마친 뒤에 엄마가 과일을 깎자 잽싸게 포크에 찍어서 아빠에게 디밀면서 이럽니다. 엄마가 하던 대로입니다.
“아빠, 고마워 해 봐.”
안 그래도 고맙다고 하려던 참인데‘고마워’하고 시키는 대로 했더니 딸은 측은한 눈길로 이러는 겁니다.
“뭐얼...고맙긴!”
아이들은 배운 대로 본 대로이지요. 그래도 그 날 밤은 어린 딸 때문에 가족 모두가 한바탕 웃었던 행복한 밤이었다네요. 그럼 됐지요!

◈엄마, 죄송해요!

엄마, 미안해요... 이 말이 왜 이리 어려울까요?
가족 간에는 홧김에 내지른 말과 행동이 불씨가 되어서 돌이키기 어려운 힘든 관계로 번진 경우가 많다네요. 그래서 명절이 되어도 담쌓고 지내는 가족들이 있다는데요. ‘미안해요.’ 한마디면 풀릴 듯 한데 그게 그렇게 하기 어려운 말이라고 하네요. 미리 조심하는 것이 좋겠지요. 가족 간에 이런 생각은 금물이랍니다. ‘가족이니까 말로 하지 않아도 이해하겠지?’, ‘이 정도 화풀이는 할 수 있는 거 아냐?’ 가족끼리도 지켜야할 예의를 지켜야 하고 사과할 일 사과하고 감사할 일 감사하다고 표현해야 한다는 겁니다. 이미 틀어진 상태라면 기념일을 핑계 삼아 용기를 내면 상대방도 기다렸다는 듯이 반가워할 테니까요. 서운한 감정은 말 보다는 편지를 쓰는 것이 좋다네요. 화목한 가정은 지혜와 용기가 필요한 가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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