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화 요구 수용해도 경기침체 불가피

    미국 연방정부의 부채한도 증액을 둘러싼 정치권 대립이 빠르게 해결되지 않으면 금융위기가 초래될 수 있다는 전문가 경고가 나왔다. 7일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마크 잔디 무디스애널리틱스 수석이코노미스트는 동료들과 함께 이러한 내용의 서면 보고서를 이날 상원 은행위원회 산하 경제정책소위원회에 제출했다. 의회가 여러 달 동안 부채한도 증액에 합의하지 못할 경우, 즉 이번 사태가 장기화하면 2008년과 비슷한 금융위기가 발생해 700만 명이 일자리를 잃을 수 있다고 잔디 이코노미스트 등은 경고했다. 이와 같은 '깊은 경기침체' 시나리오는 "경제에 대재앙적 타격"을 가해 현재 3.4%에 머무르고 있는 미국의 실업률을 8% 이상으로 끌어올릴 수 있다고 저자들은 추산했다. 의회가 빠르게 부채한도 증액에 합의하더라도 '가벼운 경기침체'는 피하지 못할 것으로 이들은 예상했다. 이 시나리오에서 실업자는 100만 명 발생할 것으로 전망됐다. 조 바이든 대통령이 '연방정부 지출을 확 줄이라'는 공화당의 요구를 받아들이더라도 상당한 침체는 불가피하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무디스 팀은 연방정부의 보유 현금이 소진되는 'X 데이트'를 오는 8월15일로 예상했다. 잔디 이코노미스트는 NYT 인터뷰에서 "유일한 현실적 선택지는 의원들이 타협해 적시에 부채한도를 늘리는 것"이라면서 "다른 어떠한 시나리오도 상당한 경제적 타격으로 귀결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경제가 매우 취약한 상태"라며 "부채한도 위기가 없더라도 경기침체 리스크는 높다"고 염려했다. 이러한 내용의 보고서는 오는 9일 바이든 대통령의 예산 관련 제안을 앞두고 공개됐다. 바이든 대통령은 부자와 기업에 대한 증세를 통해 부채 의존도를 낮출 것으로 예상되지만, 공화당이 요구하는 수준의 연방정부 지출 감축에는 동의하지 않을 전망이다. 상원 은행위의 경제정책소위원회를 이끄는 엘리자베스 워런(민주·매사추세츠) 의원은 무디스의 보고서를 근거로 공화당의 요구에 굴복하지 말 것을 요구하는 내용의 서한을 백악관에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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