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0년대 중후반 어린이들을 비디오 가게로 몰려가게 했던 애니메이션 '아기공룡 둘리: 얼음별 대모험'이 둘리 탄생 40주년을 맞아 리마스터링돼 오는 24일 재개봉한다. 1996년 처음 극장에 걸린 지 27년 만이다. 김수정 감독은 8일 서울 중구 CGV 씨네라이브러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작가이자 '둘리 아빠'로서 둘리를 대하는 마음은 (시간이 흘러도) 여전하다"며 "관객들이 모든 것을 내려놓고 추억 속에 빠지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 감독이 1983년 4월부터 1998년 9월까지 만화잡지 '보물섬'에 연재한 '아기공룡 둘리'는 국내에서 전무후무한 인기를 누린 토종 만화다. 1987년에는 KBS에서 애니메이션이 방영돼 당시 초저녁만 되면 어린이들을 텔레비전 앞으로 불러들였다. '아기공룡 둘리'의 유일한 극장판인 '아기공룡 둘리: 얼음별 대모험'도 1996년 서울에서만 12만6천여 명의 관객을 불러 모으며 흥행에 성공했다. 극장에 가 지 못한 어린이들은 옹기종기 집에 모여 비디오로 이 영화를 봤다. '아기공룡 둘리: 얼음별 대모험'은 둘리가 친구 도우너, 또치, 마이콜, 희동이, 집주인 아저씨 고길동과 함께 타임코스모스를 타고 우주의 얼음별로 가서 겪는 이야기를 그린다. 장면 하나하나는 희미해진 추억을 하나씩 소환한다. 둘리가 '호잇∼'하고 주문을 외치며 초능력을 부려 엄마를 구하고 눈물의 이별을 하는 모습을 보면 코끝이 또다시 시큰해질 듯하다. 어린 시절에는 미처 몰랐을 고길동의 비애도 눈에 들어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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