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 예능 또는 리얼리티 프로그램의 속편 또는 리부트(Reboot)가 OTT(동영상 스트리밍)로 플랫폼을 옮겨 한층 더 수위를 높이는 사례가 줄을 잇고 있다. 9일 방송가에 따르면 OTT 플랫폼 티빙은 지난 7일 '마녀사낭 2023' 첫 회를 공개했다. '마녀사냥 2023'은 JTBC에서 2013∼2015년 총 123회 방송한 '마녀사냥'의 후속으로, 종영 7년 만인 작년 티빙에서 '마녀사냥 2022'를 공개한 데 이어 올해도 새 시즌이 제작됐다. 프로그램 제목이 같을 뿐 아니라 JTBC 시절 공동 연출을 맡았던 홍인기 PD가 연출하는 정식 후속작이다. 쿠팡플레이의 'SNL코리아' 역시 과거 TV 채널에서 방송했던 동명의 프로그램이 OTT로 옮겨간 사례다. 'SNL코리아'는 tvN이 미국 방송사 NBC가 방영하는 'SNL'(Saturday Night Live)의 라이선스를 받아 2011년 처음 방송됐고, 2017년 11월 시즌9를 끝으로 종영했다. 이후 2021년 신생 OTT 플랫폼이었던 쿠팡플레이가 첫 예능 콘텐츠로 'SNL코리아'를 제작해 그해 9월 시즌1을 처음 공개했고, 오는 15일 시즌4 공개를 앞두고 있다. 다만 과거 방송된 'SNL코리아'의 정식 후속작이 아닌 별개의 시리즈다. 서바이벌 프로그램인 '피의 게임'은 시즌1이 2021∼2022년 지상파 방송사 MBC와 OTT 플랫폼인 웨이브 양쪽에 모두 공개됐지만, 올해 4∼6월 공개된 시즌2는 웨이브에만 서비스됐다. 시즌2는 두뇌와 신체를 모두 이용해 벌이는 생존경쟁이라는 형식이 시즌1과 동일하고 연출도 시즌1과 마찬가지로 현정완 PD가 맡았다.  이 프로그램들은 자극적이거나 원초적인 재미를 추구하고, 비교적 규제가 덜한 OTT로 옮긴 뒤 그 수위를 한층 높였다는 공통점이 있다. 원하는 사람만 유료로 결제해 시청하는 OTT는 기존 TV 방송보다 표현에 제약이 적고 '날 것' 그대로를 원하는 시청자들의 입맛에 맞는 콘텐츠를 만들기에 수월하기 때문이다. '마녀사냥'은 연애를 둘러싼 고민거리와 생각을 나누는 프로그램으로, 성에 관한 이야기가 수시로 나온다. 반면 티빙으로 플랫폼을 옮긴 '마녀사냥 2022'부터는 성에 관한 표현이 눈에 띌 정도로 과감해졌다. 'SNL코리아'는 tvN에 방송되던 초창기부터 강도 높은 정치 풍자로 눈길을 끌었으나 종영 무렵에는 사회적으로 복잡한 정치 이슈가 연달아 불거지자 차츰 풍자의 수위를 낮췄다. 그러나 쿠팡플레이가 리부트한 'SNL코리아'는 강한 정치 풍자로 돌아왔다. 배우 주현영의 '주기자가 간다'는 정치인을 당황케 하는 인터뷰로 화제가 됐다. '피의 게임' 역시 시즌2는 시즌1과 달리 출연자들의 욕설을 있는 그대로 내보내고, 갈등 과정에서 몸싸움을 벌이는 모습까지 그대로 노출했다. 방송가는 이 같은 변화가 TV 채널에서 OTT로 콘텐츠의 무게중심이 이동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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