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물가에도 영향 미치나 주목

    역대급 폭우로 농산물 생산에 피해가 발생하며 최근 진정세를 보이던 밥상물가에 다시 비상등이 켜졌다. 시금치와 상추, 오이 등의 농산물 가격이 크게 올랐다. 여름 휴가철에 추석 연휴까지 이어지며 농산물 가격 급등이 전반적인 물가 상승으로 이어지는 '애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도 커지는 모습이다. 17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농산물유통정보에 따르면 이날 시금치(상품) 도매가격은 4㎏에 5만4천780원으로, 한 달 전의 1만7천170원과 비교해 219.0% 상승했다. 장맛비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지난 10일에는 4㎏에 3만6천420원이었던 것으로 고려하면 일주일 만에 50.4%가 올랐다.


    이날 시금치 도매가격도 유독 농산물 가격이 비쌌던 시기인 1년 전의 5만460원보다 8.6% 높고, 평년(2만4천769원)과 비교하면 121.2% 비쌌다. 적상추(상품) 도매가격은 4㎏에 5만7천40원으로, 한 달 전의 1만9천345원보다 194.9% 올랐다. 1년 전(5만5천585원)보다는 2.6% 높고, 평년 가격보다는 67.9% 높았다. 또 청상추(상품) 도매가격은 4㎏에 5만5천920원으로 한달새 193.3% 올랐다. 오이(다다기 계통·상품) 도매가격도 이날 100개에 6만2천325원으로, 한 달 전(4만625원)과 비교해 53.4% 올랐다. 얼갈이배추는 4㎏에 1만2천980원으로 한 달 전(6천105원)보다 112.6% 올랐고, 애호박과 토마토 도매가격도 한 달 전과 비교해 각각 39.1%, 22.0% 상승했다. 일부 농산물 가격이 줄줄이 오른 것은 무더위에 지난 10일 집중호우가 시작되며 농작물 피해가 컸기 때문이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지난 10일부터 내린 비로 농작물 침수와 낙과 등의 피해 신고가 접수된 농지 면적이 이날 오전 6시 기준 2만7천94.8㏊(1㏊=1만㎡)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는 여의도(290㏊)의 93.4배에 이르는 면적이다. 피해 농지 2만7천여㏊ 중 전북이 1만4천569.8㏊(53.8%)로 전체 피해 면적의 절반이 넘고 충남(7천832.6㏊), 충북(1천802.1㏊) 등의 순으로 뒤를 이었다. 또 집중호우로 이날 오전 6시 기준 가축 57만9천마리가 폐사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시설하우스의 침수 피해 면적은 1천727.8㏊에 달했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피해 규모를 집계 중인 만큼 앞으로 피해 규모는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선 일부 농산물의 경우 생산량 감소로 비싼 가격이 유지돼 추석 물가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사과의 경우 앞서 이상저온과 우박 피해 등으로 생산량이 많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이번 집중호우로 재배지 130.8㏊가 침수된 것으로 집계됐다. 또 배추 가격이 급등해 지난해의 '김치 품절 사태'가 되풀이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지난해 여름의 경우 폭염과 폭우 등으로 배추 생산량이 감소한 상황에서 9월 초 태풍 '힌남노'까지 상륙해 배추 도매가격이 치솟았다. 이에 식품사들의 온라인몰에서는 배추김치의 판매를 일시적으로 중단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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