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들 기후 위기 대비해야

    미국에서 전례 없는 폭염이 이어지면서 경제적 피해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애리조나주 피닉스의 낮 최고 기온이 최근 20여일 연속으로 화씨 110도(섭씨 43.3도)를 넘어서는 등 전국 곳곳의 불볕더위가 경제활동의 발목을 잡는 위협 요인이 됐다는 것이다. CNN 방송은 23일 폭염이 미국인 수백만 명에게 피해를 줄 뿐 아니라 기업들의 비용을 늘리고 경제를 압박한다며 폭염의 경제적 피해에 관한 연구 사례를 소개했다. CNN에 따르면 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는 폭염으로 인한 만성적 신체 위험이 세계적으로 GDP(국내총생산)를 2100년까지 최대 17.6% 위축시킬 수 있다고 추정했다. 무디스의 경제전문가 크리스 라파키스는 “최근 폭염과 찌는 듯한 여름 온도는 더위의 경제적 비용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그는 “폭염은 사람을 죽일 수 있고 사업이 지속하는 데 지장을 줄 수 있다”며 폭염으로 전력 소비가 늘고 야외 노동자들의 생산성이 떨어진다고 설명했다. 3년 만에 돌아온 엘니뇨까지 가세하며 앞으로 폭염이 건설·제조·농업·운송 등 각 산업에 미칠 악영향은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노동자들이 온열 질환에 시달리는 탓에 노동생산성이 하락할 것이라는 게 기본 전제다. 국제노동기구(ILO)는 무더위로 인해 “2030년까지 세계 총노동시간이 매년 2% 감소할 것”이라고 추산했다. 특히 몸을 많이 움직이는 농부와 건설 노동자들은 폭염 속에서 일하기가 더욱 어려워지는 셈이다. 지난 19일 캘리포니아주 홀트빌의 온도는 거의 화씨 115도(섭씨 46.1도)까지 올랐다. 이곳에서 농장을 운영하는 잭 베시와 현장 감독관들은 100명에 가까운 일꾼들이 일사병에 걸리지 않도록 눈을 떼지 못하고 있다. 텍사스주에서 지붕 공사 사업을 하는 에이미 펠러도 폭염 때문에 작업이 느려진다고 불만을 터뜨렸다. 그는 지붕은 확실히 더 뜨겁다며 특정 온도에서 지붕을 만지면 화상을 입을 수 있고 재료가 더 쉽게 찢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폭염은 사람뿐 아니라 동물에게도 피해를 준다. 피닉스 동물원은 여름 동안 동물들이 더위를 피할 수 있도록 수영장과 그늘을 추가로 만들었다. 이 동물원은 최근 관람객이 줄어든 추세를 감안해 매일 운영시간을 오전 7시∼오후 1시에서 오전 7시∼11시로 축소하겠다고 발표했다. 열이 노동자들에게 미치는 영향을 연구해온 조슈아 그라프 지빈 샌디에이고대 교수는 지나친 열이 특정 야외산업이 관리해야 할 문제가 된 지 오래됐지만 점점 극단적 상황은 기업과 경제에 걸림돌이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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