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해선교회 조완길 목사

    인간은 사회적 존재로 지음을 받았다. 인간이 사회적 존재라는 것은 우리가 다른 사람들과 함께 살아야 하는 존재임을 의미한다. 사회적 존재로서의 인간에 대한 이해는 우리가 세상을 바라보고, 다른 사람들과 상호 교제하는 방식에 큰 영향을 끼친다. 이는 우리가 자신을 이해하는 방식, 우리의 가치관, 우리의 행동, 심지어 우리의 생각과 감정에까지 영향을 미친다. 사회적 존재로서의 인간은 또한 서로에게 영향을 주고받으며, 서로를 위해 일한다. 이는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이 개인의 행동에 의해 형성되는 것이 아니라, 우리 모두가 함께 만들어가는 공동체라는 사실을 상기 시켜준다. 또한 사회적 존재인 인간은 동시에 개인의 독립성과 자유를 존중할 필요가 있다. 우리는 공동체의 일원이면서 동시에 독립적인 존재로서 자신의 세계관과 가치관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 두 가지 측면을 균형있게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나 혼족이 등장하면서 이 균형이 깨지고 있다. 통계에 의하면 10명중 7명이 혼족에 속한다. 혼족에 해당하는 사람은  혼자있는게 편한 사람, 결혼과 출산을 꺼리는 사람, 상처받을까봐 친밀한 관계를 만들지 않는 사람, 새로운 일에 도전하지 않고 책임이나 속박을 싫어하는 사람, 자신의 감정을 억제하는 사람을 말한다. 그래서 혼밥, 혼행, 혼영, 혼술 등이 전혀 이상하지 않은 사회가 되었다. 이러한 현상은 코로나19이후에 두드러지게 나타나기 시작했다. 


   하나님의 창조의 원리는 혼족이 아니라 공동체 개념이다. 하나님은 사람이 혼자 사는 것이 보시기에 좋지 아니하여 돕는 배필을 지으시고 가정을 세워주셨다(창2:18-25). 하나님께서 가정을 세워주신 목적은 첫째, 고독의 처방이다.  아담이 혼자 사는 것이 보시기에 좋지 아니하여 돕는 배필을 만들어 주신 것이다.  둘째, 자녀 계승이다. 생육하고 번성하려면 자녀 계승이 있어야 한다. 한 문화가 50년간 지속되려면 출산율 2.0% 이상이 되어야 한다. 현재 우리나라의 출산률은 0.7%다. 앞으로 한국은 전통 문화가 사라지는 위기를 직면하게 될 것이다. 셋째, 종족 보존이다. 성경은 종족 보존에 대해서 긍정적이다. 그러나 글로벌 시대가 열리면서 다문화 가정이 증가하고 있다. 따라서 종족보존이 인류의 번영으로 대체되고 있다. 넷째, 역사 계승이다. 역사는 우리의 스승이다. 역사를 교훈으로 받아들이면 지식으로서의 역사가 아니라 삶의 역사로 다가온다. 


    가정의 원리는 삼위일체 하나님으로부터 나왔다. 유일하신 한분 하나님은 동등한 세 위격의 통일체로 존재하신다. 그러나 성부와 성자와 성령은 영원히 구별되는 위격이다. 삼위가 영원히 구별되나 서로 분리되어 존재하시는 것이 아니라 연합체로 계신다.  중세의 교부들은 삼위일체를 ‘페리코레시스’ 라는 단어로 표현했다. 이말은 완전한 상호사랑, 상호내주, 상호참여를 이미 한다. 삼위일체 하나님의 존재는 친교(코이노니아)와 섬김(디아코니아 )의 영성을 보여준다. 삼위일체 하나님은 가정을 사회의 기본 단위로 세워주시고 축복하셨다.  가정의 아름다운 관계가 깨지게 된 것은 죄 때문이다. 죄로 인해 하나님과의 관계가 파괴되었다. 윤리적인 죄보다도 더 큰 죄가 하나님을 떠나서 사는 삶 자체다. 그래서 시편기자는 “어리석은 자는 그의 마음에 이르기를 하나님이 없다 하는 도다 그들은 부패하고 그 행실이 가증하니 선을 행하는 자가 없도다”(시14:1)라고 탄식하였다. 


    지혜로운 자는 하나님이 있다고 고백하는 사람이다. 부부의 관계가 파괴되었다. “이는 내 뼈 중의 뼈요 살 중의 살이라”고 이신일체의 사랑을 고백했던 아담이 자기의 죄를 아내의 책임으로 돌렸다. 아담은 책임전가의 원흉이다. 형제의 관계가 파괴되었다. 인류 역사상 첫 살인 사건은 형이 동생을 돌로 쳐죽인 것이다. 그 결과 아벨은 인류 최초의 순교자가 되었다. 자연과의 관계가 파괴되었다. 하나님은 아담을 심판하실 때에 “땅이 네게 가시덤불과 엉겅퀴를 낼 것이라”고 하셨다. 지금 전 세계가 자연재해로 고통을 당하고 있다.  우리가 하나님의 뜻에 맞는 사회적 관계 회복을 이루려면 신앙적으로, 하나님께로 돌아가는 지혜와 결단이 필요하다. 성경은 “내 이름으로 일컷는 내 백성이 그들의 악한 길에서 떠나 스스로 낮추고 기도하여 내 얼굴을 찾으면 내가 하늘에서 듣고 그들의 죄를 사하고 그들의 땅을 고칠지라”(역하7:14) 고 약속하셨다.  인문학적으로, 데일 카네가가 주장한 바와 같이 인간의 다섯가지 욕구에 반응하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서로의 필요를 이해하고 채워줄 수 있어야 한다. 인간에게 생리적인 욕구가 있다. 개인의 공간과 사생활을 존중하며 상대방의 경계를 침해하지 않아야 한다. 인간에게는 안정의 욕구가 있다.  긍정적인 대화를 나누고 서로의 책임을 인지해야 한다. 인간에게는 사회적 욕구가 있다. 서로 존중하고 이웃의 의견과 감정을 인정해야 한다. 인간에게는 존중의 욕구가 있다. 서로의 비전을 나누며 칭찬과 격려를 아끼지 않아야 한다. 인간에게는 자아실현의 욕구가 있다. 대인 관계의 성공 여부는 자기에게 맞는 사람을 발견하는데 있지 않고 자기가 타인에게 적응할 수 있는 능력에 달려 있다. 그 능력은 사랑이다. 관계에 탁월한 사람들은 사랑의 기술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다. 존 라스킨은 “사랑과 기술이 함께 작용할 때에 걸작을 기대해도 좋다”라고 했다.  
 

저작권자 © 주간포커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