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전에 다시 눈 돌리나

     미국 당국이 1979년 스리마일섬 원전 사고 이후 최초로 승인한 신규 원자로가 지난달 31일 상업 운전을 시작했다고 AFP, UPI, 블룸버그 통신 등 외신이 보도했다. 전력회사인 '조지아 파워'는 이날 조지아주 남동부 웨인즈버러 인근에 건설한 보글 3호기가 상업용 전력 생산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최대 출력 1천100메가와트(MW)로, 50만 가구와 기업에 전력을 공급할 수 있다. 조지아 파워는 성명에서 "이 새로운 발전소는 조지아주의 청정에너지 미래에 대한 장기적인 투자를 의미하며, 향후 수십 년간 고객에게 신뢰할 수 있고 배기가스를 뿜지 않는 에너지를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보글 3호기와 함께 건설이 승인된 보글 4호기도 완공이 임박했으며, 지난달 28일 방사성 연료 주입 승인이 떨어져 내년 3월에는 가동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보글 3, 4호기는 1979년 미국 역사상 가장 심각한 원전 사고로 기록된 펜실베이니아주 스리마일섬 사고 이후 미국 당국이 승인한 최초의 신규 원자로 프로젝트다. 당시 스리마일섬 원자력 발전소 2호기에서 노심용융(Nuclear Meltdown) 사고가 나 건물 내 방사능 수치가 정상치의 1천배까지 올랐다. 이 사고로 인근 10만여명이 긴급히 대피하는 상황이 벌어졌지만, 다행히 외부 방사능 유출은 없었다. 이후 미국 당국은 원자력 발전소의 위험을 고려해 한동안 신규 원자로 건설을 승인하지 않다가 2012년 미 원자력위원회(NRC)가 30여년 만에 보글 원자로 건설을 승인했다. 미국에서는 보글 3호기에 앞서 7년 전인 2016년 테네시주의 와츠바 2호기가 가동에 들어갔으나, 이 원자로는 스리마일섬 사고가 나기 전인 1973년 건설이 시작됐다가 공사가 한동안 중단된 뒤 40여년 만에 가동된 것이었다. 보글 3호기와 4호기도 애초 2016년에 전력 생산에 들어갈 예정이었지만, 건설 비용이 애초 책정된 예산 140억 달러의 두배가 넘는 310억 달러(40조원)까지 늘어나면서 공사가 지연됐다. 여기에 프로젝트 투자자였던 일본 도시바의 원전 자회사인 웨스팅하우스가 2017년 파산하며 발을 빼는 바람에 애초 예정한 시기보다 7년이 늦어졌다. AFP는 전 세계가 지구 온난화에 맞서 싸우는 가운데 저탄소 원자력이 기후 친화적인 에너지원으로 환영받고 있다고 보도했다. UPI도 2011년 일본 후쿠시마 사고 이후 원전에 대한 선호도가 떨어졌지만, 최근 다시 각국의 지원과 기술 발전이 이뤄지고 있다고 짚었다. 다만 환경 운동가들은 여전히 원전의 안전성을 우려하며, 방사성 폐기물 처리 과정에도 엄청난 위험이 수반된다고 경고하고 있다고 AFP는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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