잼버리 마지막 장식… K팝 슈퍼 라이브 콘서트

    준비 부실로 세계적인 망신을 당한 세계스카우트 잼버리 행사가 뒤늦게 수습 국면을 맞고 있다. 앞서 폭우와 폭염, 벌레, 화장실과 조명 문제 등 낯뜨거운 문제점이 부각되는 와중에도 컨트롤타워는 작동하지 않았다. 윤석열 대통령과 정부가 대책 마련을 공론화 하고서야 뒤늦게 출구를 찾은 모양새다. 준비 기간 6년에 1170억원의 예산이 들어간 대규모 행사라고 믿기 어려운 현실에 “어른들이 부끄럽다”는 탄식이 이어졌다. 잼버리 준비 상황을 지켜본 관계자들 사이에선 ‘예고된 행정 실패’였다는 증언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 5~6일 현장을 찾은 한 자원봉사자(약사)는 “아이들이 벌레에 물렸을 때 처치할 연고 하나 없다는 걸 보고 한숨부터 나왔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현장에서 나온 증언을 종합하면 서울 여의도 3배 면적(8.84㎢) 규모의 야영지 안에 약국이 한 곳 있었다는 것이다. 한 곳의 병원은 잼버리병원과 연계된 ‘병동 약국’으로, 의사 처방에 따른 전문의약품만 구비하고 있었다. 예산 사용 면에서도 준비 부실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7일 정부와 전북도 등에 따르면 새만금 세계잼버리에 투입된 총예산 약 1170억 원 중 74%인 870억원이 조직위 운영비 및 사업비로 잡혔다.  반면, 상하수도와 하수처리시설, 주차장, 덩굴터널 등 기반시설 조성에는 205억원이 편성되는 데 그쳤다. 천막 샤워장과 오물 변기 등으로 문제가 됐던 화장실과 샤워장, 급수대 등 숙영 편의시설 설치 등 시설비에는 130억원만이 집행됐다. 전체예산의 11%에 불과했다.

 

    주무 부처인 여성가족부와 전라북도 공무원들이 잼버리 준비 활동을 이유로 90여건의 외유성 출장을 다녀온 사실도 드러났다. 전북도청 관계자 5명은 2018년 5월 ‘잼버리 성공 개최 사례 조사’ 명목으로 스위스와 이탈리아로 6박 8일 출장을 다녀왔다. 인터라켄, 루체른, 밀라노, 베네치아 등 관광 명소가 포함됐다. 스위스와 이탈리아는 잼버리를 개최한 적이 없다. 전북 부안군은 잼버리 개최가 확정되자 ‘크루즈 거점 기항지 조성을 통한 잼버리 개최지 홍보’를 명목으로 2차례 출장을 다녀오기도 했다.  표면적으로는 여가부에 권한이 집중돼 책임론에서 자유로울 수 없지만, 여가부는 이번 정부에서 ‘폐지’가 예고된 상태였다. 잼버리 조직위원장이 5명이나 됐지만, 책임소재는 모호했다. 김현숙 여가부 장관, 김윤덕 의원(더불어민주당, 전북 전주갑) 2인 공동조직위원장 체제였다가 지난 2월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박보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강태선 한국스카우트연맹 총재가 공동조직위원장에 임명됐다. 한편 문화체육관광부는 “11일 서울 상암월드컵경기장에서 세계 잼버리의 마지막을 장식할 ‘K팝 슈퍼 라이브’ 콘서트를 개최한다”고 8일 밝혔다. 출연 아티스트 등 공연의 구체적인 구성과 진행 내용은 추후 밝힌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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