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동 반경 넓히며 입지 회복 시도

    조 바이든 행정부 출범 이후 수차례 구설과 리더십 논란에 휩싸이며 ‘존재감 없는 2인자’라는 비아냥까지 받던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내년 대선을 앞두고 활동 반경을 넓혀가며 입지 회복을 시도하고 있다. 해리스 부통령의 최근 행보를 두고 미 뉴욕타임스(NYT)는 6일 “2020년 대선에서 바이든 대통령 러닝메이트로 나서게 한 강력한 추진력을 되찾으려 하고 있다”며 “해리스의 강경 메시지는 공화당을 향한 것이었지만 그의 경쟁력을 의심하고 있는 사람들을 겨냥한 것이기도 하다”고 보도했다. 백악관을 벗어나 외곽에서 운신의 폭을 넓히고 있는 해리스의 움직임을 두고 세드릭 리치먼드 민주당 전국위원회 수석고문은 공화당 쪽을 맡기로 한 부통령의 결정이 2024년 대선 캠페인 전략의 핵심이라고 NYT에 말했다. 민주당은 이런 전략이 바이든 대통령과 해리슨 부통령의 역할 분담이라는 관점에서 유리한 점이 있다고 보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이 내치 면에서 경제와 인플레이션에 맞서 싸우고 외치 면에서 러시아 침공에 맞서 서방을 단결시키는 데 힘을 집중하는 사이 해리스 부통령은 정부 성과를 홍보하며 디샌티스 주지사를 비롯한 야당 주자를 상대하는 역할을 맡아 효과적인 캠페인을 펼 수 있다는 설명이다.


    커스텐 앨런 부통령 대변인은 “해리스는 극단주의 지도자들이 미국 민주주의를 어렵게 만드는 서적 금지, 수정주의 역사, 장벽 등으로 후퇴시키려 할 때 그들을 계속해서 불러낼 것”이라고 했다. NYT는 “본격적인 대선 운동이 시작되면서 백악관이 해리스 부통령에게 공화당에 대항하는 역할과 관련해 보다 적극적인 행동을 취할 여지를 주고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낮은 지지율과 지도력 논란 등은 여전히 극복해야 할 과제다. 미 데이터 전문 업체 파이브서티에잇에 따르면 해리스 부통령은 미국인의 52%가 그에 부정적인 데 반해 긍정적인 여론이 40%에 그치는 등 지속적인 지지율 부진으로 어려움을 겪어 왔다. 해리스 부통령은 2020년 대선 때 바이든과 러닝메이트로 나서 공화당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후보, 마이크 펜스 부통령 후보를 꺾고 부통령에 오를 때만 해도 미 역사상 최초의 여성·아프리카계·아시아계 부통령으로 큰 주목을 받았다. 흑인의 정치 참여를 지원하는 단체 ‘콜렉티브 팩(Collective PAC)’ 설립자인 스테파니 브라운 제임스는 “지난 2년 반 동안 해리스는 너무 뒤에 가려져 있었다”며 “지금은 확실히 ‘해리스의 시간’을 보내고 있다. 다만 지속가능한 시간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주간포커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