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 변화로 인해 빙하 유실이 심화하면서 알프스에서 산악 사고로 실종된 이들의 시신이 발견되는 일이 잇따르고 있다. 13일(현지시간) 스위스 발레주 경찰에 따르면 2019년 3월 마터호른에서 스키를 타다 실종된 이탈리아 남성의 시신이 지난 12일 발견됐다. 마터호른은 남부 체어마트 부근의 최고 높이 4478m의 알프스 봉우리다. 경찰은 더운 날씨 속에 눈과 얼음이 녹으면서 이 남성의 시신과 소지품이 발견됐으며 헬기를 동원해 유해를 수습했다고 설명했다. 알프스에서 그동안 눈과 얼음 밑에서 보이지 않던 실종자들의 시신이 확인된 사례는 최근 잇따랐다. 지난달 29일에는 체어마트의 테오둘 빙하 일대에서 독일인 등반가의 유해가 그가 신던 등산화 및 아이젠 등과 함께 발견됐다. 그는 38세이던 1986년 체어마트에서 실종된 상태였다. 지난해 9월에는 발레주 코흐바시에 빙하에서 1974년 실종된 32세 영국 남성의 유해가 나왔다. 같은 해 1968년 추락한 경비행기 잔해가 융프라우 봉우리 인근에 있는 알레치 빙하에서 모습을 드러낸 바 있다. 스위스 과학계는 알프스 빙하가 사라지는 속도가 전례 없는 수준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스위스 과학원(SCNAT)은 작년 9월 기준으로 스위스의 1400개 빙하에서 1930년대 초와 비교할 때 전체 얼음양의 절반 이상이 소실됐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과학계에선 2100년이면 알프스 빙하의 80%가 없어질 거라는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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