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없이 화창한 날씨 속에서 제3회 콜로라도 한인 골프대회가 성황리에 마무리되었다. 98도까지 오를 것이라는 전 날의 일기예보 때문에 얼음과 물을 더 준비해야 할까, 물수건을 준비할까 등의 걱정으로 밤잠을 설쳤다. 하지만 이러한 걱정은 기우로 멈췄다.  사실 골프대회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날씨다. 그런데 대회 이틀 전의 기상예보에는 올여름 중 최고의 온도로, 비는 한방울도 내리지 않겠지만, 구름 한 점도 없는 무더위 자체일 것이라고 예보했다. 하지만 대회 당일은 라운딩을 하기에 나무랄 데 없는 날씨가 펼쳐졌다. 마치 하늘도 주간포커스와 청소년 문화재단의 행보에 힘을 실어주는 것 같았다. 모처럼 모인 한인들의 행사를 축하라도 하듯 햇살은 눈부셨고, 바람은 적당하고, 하늘은 쾌청했다. 그리고 이번 대회에는 등록된 120명의 선수가 전원 참가해, 선수들의 대회에 대한 열정이 얼마나 컸는지도 짐작할 수 있었다. 
 

    사실 올해는 한인사회에서 여러 골프대회가 연이어 열리다 보니, 한인들의 참여도가 낮은 대회가 생기기 마련이었고, 후원을 해야하는 업체들의 부담이 가중된 것 같아 다소 죄송스러운 마음이 컸다. 하지만 다행스럽게도 24세 미만의 청소년들을 후원하기 위한 의미 있고 소중한 골프대회의 취지를 이해하시고, 올해도 많은 업체들이 선뜻 후원의 손길을 내밀어 주었다. 청소년문화재단은 작년에 주니어 테니스대회, 청소년문화축제 예심과 본선, 골프대회를 연달아 치렀고, 올해는 이낙연 총리와 미래주역과의 간담회를 진행했으며, 오는 10월에는 한글 동요를 알리기 위한 취지의 콜로라도 한인 어린이 동요대회가 예정되어 있다.  
 

    작년에 이어 올해도 콜로라도에서 손꼽는 프라이빗 골프장에서 대회를 기획하다 보니 경제적인 면에서 주최측의 부담이 상당했다. 준비시간이 넉넉했다고 생각했지만, 생각보다 준비할 것이 많아 변수가 생길 것이 우려되기도 했다. 필자는 지난 17년 동안 수많은 행사를 개최하면서  골프대회가 가장 호응이 크다고 생각했지만, 올해는 걱정이 약간 앞섰다. 걱정대로 그린피가 너무 올랐기 때문인지 대회 일주일 전까지 참가인원이 백퍼센트 등록되지 않았었다. 그러나 다행스럽게도 대회 3일 전인 금요일 오후 120명 전원이 등록을 마치면서 기분 좋게 대회 날을 기다릴 수 있었다. 
 

    사설 골프장을 섭외하는 것은 다소 까다로운 부분이 있다. 일단 멤버십 위주로 스케줄이 짜여지고, 외부 주류나 음식 반입은 엄격히 제한되며, 무엇보다 그린피가 비싼 편이다. 팬데믹 기간이 지나면서 모든 물가가 올랐는데, 골프 그린 피도 예외는 아니었다. 이번에 골프장에서 요구한 금액은 점심 저녁을 포함해 1인당 225달러였다. 하지만 다소  비싸다는 생각에 40달러는 주간포커스에서 내기로 하면서 185달러로 책정되었다. 물론 이 금액 또한 적지 않은 금액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많은 분들의 관심과 협조로 성공적으로 마칠 수 있어서 감사할 따름이다.  
 

    3년전 첫번째 대회가 열린 덴버 파인허스트 컨트리 클럽은 조영석 전 한인회장의 도움으로, 두번째 블랙스톤 컨트리 클럽은 제임스 정씨의 소개로 성사되었다. 이번 밸리 컨트리 클럽은 오다가다 자주 봐 온 골프장이어서 꼭 한번 대회를 개최해보고 싶다는 필자의 욕심에서 비롯되었다. 한인들의 접근성이 좋고, 고급스러운 클럽하우스와 아름다운 코스, 품격있는 저녁식사까지 완벽하게 즐길 수 있는 사설 골프장이었다. 이러한 바램을 박찬인 준비위원장께서 도와주셨고, 골프장 측과 수없이 많은 미팅을 한 후에 토너먼트를 개최하기에 이르렀다.
 

    대회를 준비하면서 가장 중점을 둔 부분은 공정한 경기였다. 그래서 우리 골프대회에는 콜로라도 한인사회에서 한번도 사용하지 않은 '신 페리오 방식'을 도입해 오고 있다. 이 계산법은 주최 측의 결정에 따라 18홀 중 12개 홀을 선택한다. 1등과 2등은 재미를 더한 공정한 방식으로 뽑아야 한다는 생각으로 1백명이 넘는 선수들의 스코어 카드를 받아, 미리 만들어 놓은 수학 공식에 18홀에서 친 타수를 대입해 순위를 가린다.  잘 쳐도 못 쳐도 받을 수 있는 것이 신 페리오 경기방식이어서, 이번 대회에서  99타를 친 선수도  1등을 할 수 있었다. 
 

    두번째 중점을 둔 부분은 경품이었다. 챔피언과 1등, 2등을 하지 못했어도 많은 선수들이 즐거운 마음으로 돌아가길 바라는 마음에서 많은 경품을 준비했다. 경품이 80여 가지가 넘어 추첨 시간도 두시간 가까이 소요되었다. 참가자들은 저녁식사를 마친 후에도 자리를 떠나지 않았고, 대회 끝까지 화기애애한 분위기가 연출되었다. 
 

    세번째 중요하게 생각한 부분은 분위기였다. 휴양지의 고급 호텔에서 골프를 치고 식사하는 듯한 럭셔리 분위기를 만들고 싶었다. 참가자들로부터 한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골프장에서 멋진 대회를 열어줘서 감사하다는 인사를 저녁 내내 들었으니, 필자의 바람은 어느 정도 맞아 들어간 것 같다. 이번 골프대회는 주간포커스의 창간 17주년을 맞아 준비했으며, 두 가지의 목적이 있었다. 하나는 다소 침체되어 있는 한인사회의 분위기에 미력하나마 활력을 불어넣고 싶었고, 두번째 콜로라도 한인 청소년 문화재단의 기금을 마련하기 위해서였다. 2010년부터 청소년 문화축제는 벌써 8회, 동요대회는 5회째를 마쳤다. 모두 주간포커스가 주최를 해왔고, 2016년부터 콜로라도 한인 청소년 재단을 설립해 함께 공동주최를 하는 방식으로 행사를 진행해왔다. 대회 전날 기금마련 골프대회에 참가한 분들에게 보여줄 동영상을 제작하면서 지난 13년이 주마등처럼 스쳤다. 주간포커스가 콜로라도 한인사회에 값진 일을 했구나 스스로 자화자찬하는 시간을 가지기도 했다. 앞으로도 청소년 문화축제와 어린이 동요대회 외에도 우리 2세들을 위한 여러 가지 행사를 청소년 재단을 통해 할 계획이다. 마지막으로, 주간포커스가 한다면 무조건 믿고 후원해 준 모든 분들께 감사의 인사를 전한다. 두서없이 먹고 노는 행사가 아니라, 재미와감동 그리고 우리 아이들의 미래와 함께하는 주간포커스의 행보에 지속적인 관심을 당부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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