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지지자 폭동 이후 불안한 정치인들

   미국 정치인들이 2021년 1월 6일 의회 폭동 이후 신변에 위험을 느끼면서 경호에 쓰는 돈이 크게 늘었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18일 보도했다.  WP가 연방 상·하원 출마자들이 연방선거관리위원회(FEC)에 제출한 선거비용 자료를 분석한 결과 이들이 2022년 선거 때 경호에 쓴 비용이 2020년 선거 대비 500% 이상 증가했다. 상·하원 출마자들의 경호 비용은 2020년 130만달러였으나 2022년에는 800만달러에 육박했다. 하원 의원들은 정부에서 경호 비용을 지원받는 데 그렇게 사용한 금액이 2020년 67만5천달러에서 2022년 120만달러로 늘었다. WP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지지자들이 대선 패배를 뒤집으려고 의회에 난입한 사건 이후 정치인들이 보안을 강화했다고 분석했다. 미국 사회가 갈수록 정치적으로 분열되면서 정치인을 겨냥한 협박이 늘어난 것도 주요 원인이다.


    의회 경찰에 따르면 의원들에 대한 협박은 2016년 900여건에서 2017년 3천930여건으로 늘었고, 이후에도 계속 증가하면서 대선을 치른 2020년 8천600건을 찍었다. 의회 폭동이 일어난 2021년에는 거의 1만건에 달했다. 의원들은 의회나 공식 행사장 밖에서 자신이나 가족이 위험에 노출될 수 있다고 우려한다. 특히 낸시 펠로시 전 하원의장의 남편이 작년 10월 자택에 침입한 남성에게 폭행당한 사건이 큰 충격이었다. 의회 폭동 이후 FEC는 의원들이 자신과 직계가족을 집 밖에서 지킬 경호원을 고용하는 데 선거자금을 쓸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했고, 작년 3월에 하원은 개별 의원이 경호에 지출할 수 있는 금액 한도를 1만달러로 상향했다. 의원들은 안전 우려 때문에 그 돈을 어디에 쓰는지 구체적으로 공개하지 않았지만, 일반적으로 자택과 자가용, 지역사무소 보안을 강화하고 사무소 직원들을 보호할 경호원을 고용했다. 의회 경찰도 의원들이 지역구 경찰과 경호 문제를 조율하는 것을 지원하고, 특정 의원에 대한 위협이 위험 수위에 도달했다고 판단되면 상황이 해소될 때까지 경찰을 배치한다. 2022년 보안에 가장 많은 돈을 쓴 의원 30명 중 22명이 민주당, 8명이 공화당이었다. 남성이 21명, 여성이 9명이었으며 11명은 유색인종이었다. 경호 비용을 가장 많이 늘린 의원은 실라 잭슨 리(민주·텍사스) 하원의원으로 2020년 대비 18만1천200달러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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