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이스라엘 설득 주력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에 대한 미국의 '딜레마'가 커지고 있다. 이스라엘이 가자지구 지상전을 향해 발걸음을 옮겨가고 있고 이란과, 이란의 지휘를 받는 헤즈볼라의 개입 우려가 점점 현실감을 더하고 있기 때문이다.


◆ '지상전 개시 늦추기' 대이스라엘 설득 주력
이스라엘군(IDF)이 23일 가자 지구 내에서 밤사이 제한적인 기습작전을 펼쳤다고 밝히고, 이란은 자신들 영향 하에 있는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에 이스라엘에 대한 제한적 공격을 허용했다는 로이터통신 보도까지 나오면서 이번 사태는 확전의 기로에 선 모습이다. 이에 미국은 이스라엘의 하마스 격퇴 작전을 지지하되, 지상전에 대해서는 신중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미 미국은 지난 7일 하마스의 공격으로 1천400여명의 민간인 생명을 잃은 이스라엘에게 하마스에 대한 반격에 나설 권리가 있다고 누차 인정했다. 그런 상황에서 미국은 지상전은 이스라엘이 결정할 문제라는 입장을 유지하는 동시에 '숙고'의 시간을 가질 것을 이스라엘에 요구하는 형국이다.
지상전을 통해 가자지구에서 인명 피해가 속출할 경우 이란, 헤즈볼라 등에게 개입할 명분을 줄 수 있다는 점을 미국은 우려하는 것으로 보인다. 동시에 미국은 확전 방지를 위한 외교 노력도 전개하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전날 프랑스, 독일, 영국, 캐나다, 이탈리아 등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주요국 정상과 확전 방지책을 논의했다.


◆중동 방어력 강화하며 확전 대비
미국은 이스라엘의 지상전을 지연시키고, 확전 방지를 위한 외교전을 벌이면서도 확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대비하는 모양새다. 개전 초기 핵추진 항모 제럴드포드호 전단을 동지중해로 이동시키며 이란 등 역내 반이스라엘 세력의 개입을 견제했던 미국은 확전 우려와 함께 중동지역 미군의 안전이 위협받자 현지에 군사력을 증강하는 결정을 내렸다. 바이든 대통령이 18일 이스라엘을 방문해 강력한 연대를 표명한 때를 즈음해 이라크와 시리아 등의 미군 주둔지에 잇달아 무인기 공격이 있은 뒤 이뤄진 결정이다. 미국은 우크라이나 전선이 장기화하는 상황에서 이번 사태가 중동전쟁으로 비화하며 '2개의 전쟁'에 장기간 관여하는 상황은 피하길 간절히 원하는 것으로 보인다. 오스틴 장관은 전날 ABC 방송 인터뷰에서 "잠재적인 갈등 격화 가능성을 우려한다"며 "사실상 우리는 역내 미군 및 미국인에 대한 공격의 심각한 격화 가능성을 목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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