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버드대 박사인 임마누엘 페스트라이쉬가 쓴 책《한국인만 모르는 다른 대한민국》에는 한국의 무한한 가능성에 대해 기술하고 있다. 그는 하버드대 동아시아 언어문화학 박사로 일리노이대 교수를 거쳐 경희대 국제대학 교수로 재직하면서 한국 여성과 결혼했다. 그는 1980년대에 일본이 부상했던 것처럼 “30년이 지난 지금 세상은 또 다른 1등 국가의 부상”을 바라보고 있고 그것이‘한국’이라 했다. 그리고 그는 한국이 그 성취도나 잠재력에 비해 제대로 평가받지 못하고 있는 것은 한국인 스스로가 한국을 저평가하고 있다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한다고 평가했다. 


     지난주 올 상반기 일본을 방문한 한국인은 3백만, 한국을 방문한 일본인은 90만명이라는 보도가 나왔다. 한국 여행 전문 유튜버들이 꼽은 그 이유로는 한국이 일본보다 비싸다, 여행지 매력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하지만 미국이나 유럽도 비싼 것은 마찬가지이니 물가가 비싸서 한국 방문을 하지 않는다는 것은 설득력이 떨어진다. 또 다른 여행 전문가들은 물가보다 여행 매력이 떨어진다는 것에 더 큰 비중을 두었다. 한국의 역사 유적지는 일본과 비슷해서 큰 매력이 없다는 것이다. 어떤 것은 일본이 더 큰 규모로 잘 보전되어 있고, 일본의 고찰 또한 한국의 그것 못지않게 넓고 볼만하다는 것이다. 일본 박물관이나 미술관은 세계에 내놓을 만하진 않지만 우리에 비해 내실이 있다는 분석도 덧붙여졌다. 일본의 산과 자연도 도심에서 가깝고 높고 깊으며, 무엇보다 산 속에 온천이 있다는 장점을 들었다. 케이 푸드의 대명사인 불고기, 한정식, 비빔밥 등은 유명하지만 식당이 너무 많아 관광객들이 특정하기 힘들 수 있다는 것이다. 케이 팝이 세계적인 인기를 얻고 있지만 한국을 방문한다고 해서 바로 볼 수 있는 것도 아니며, 바가지 요금도 한국 방문을 주저하는 이유라고 설명하고 있다. 관광지마다 바가지 요금으로 인해 정직하지 못한 나라라는 오명이 생겼고, 이는 마음 편히 여행을 다니기 쉽지 않은 곳으로 인식된다는 의견이다. 


      하지만 해외 생활을 해보면 임마누엘 페스트라이쉬 박사가 말한 대로 한국의 매력을 실감할 수 있다. 한국의 편리함, 안전함, 효율성은 세계 최고라는 것을 잘 알게 된다. 한국에서 제일 좋은 것은 바로‘편리함’이다. 대중교통은 저렴하고 깨끗하며 정확한 시간에 온다. 와이파이를 할 수 있는 곳도 많고, 인터넷 속도는 전 세계에서 제일 빠르다. 특히 24시간 오픈하는 편의점은 외국 관광객들에게는 아주 매력적인 곳이다. 두 번째는 한국인들의 친절함이다. 이는 어떤 영어 단어로도 대체할 수 없는 ‘정’에서 잘 드러난다. 영어는 잘 못하지만 외국인들을 보면 어떻게 해서든지 도와주려고 한다. 한국을 방문한 대부분의 외국인들은 친절한 우리에게 감탄한다. 올여름에 열린 세계 잼버리 대회에 참가한 대원 대부분은 폭염과 태풍, 열악한 시설 등 우여곡절을 겪었음에도 이구동성으로 한국인들의 친절함이 기억에 남는다고 했다.  세 번째는 안전함이다. 한국은 미국 국무부의 여행경보 안전한 국가 1단계 지정 국가이다. 골목마다 설치된 CCTV는 범죄자 수색 및 검거에 아주 용이하다. 일부 한국인들은 한국의 치안수준을 비판하기도 한다. 그러나 외국인이 보는 한국은 24시간 내내 치안이 보장되며,  신고를 받은 경찰이 빠른 시간 안에 출동하는 것에 놀라워한다. 한국에서 생활하는 외국인들이 한국의 치안에 대해 여러 경험담을 늘어놓기도 하는데 그중 카페와 식당이 대표적이다. 주문 전에 자리를 맡아 두기 위해 가방, 휴대 전화, 노트북 등 고가의 소지품을 테이블에 놓고 주문을 하러 가는 것을 보고 놀란다. 국가통계포털 자료에 따르면 한국의 살인사건 검거율은 2019년 100.4%, 2020년 97.2% 등으로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네 번째는 맛있는 한국음식이다. 한식은 이미 K-POP보다도 세계인들에게 더 대중적인 인기를 가지고 있는 대한민국의 콘텐츠다. 참고로 저가 백반집의 경우 1인분 8천원에 4찬 이상의 반찬이 제공되고 3인분을 먹었다고 볼 때 한화 24,000원, 미화 20달러도 안되는 가격에 숯불구이, 반찬 리필, 생수 무료이니 외국인 입장에서는 경이로울 수밖에 없다. 또, 식당문화에서 가장 대표적인 것이‘호출벨’이다. 외국은 웨이터와 눈을 마주쳐야 하거나 올 때까지 기다려야 하기 때문이다. 다섯 번째는 예쁘고 멋진 사람들이다. 외국인들 모두가 하는 말은 바로, 한국 여자들이 아시아인들 중에서 제일 예쁘다는 것과, 잘생기고 패셔너블한 한국 남자들이 많다는 것이다. 우리는 아시아인들 중에서 평균 키도 제일 크고, 비만인 사람들도 드물다. 또 패션에 민감해, 다들 멋지고 예쁘게 옷을 입고 다닌다. 외국인 친구들은 한국 여성들은 대체 왜 그렇게 피부가 좋은 거냐면서, 한국 화장품을 잔뜩 사 가기도 한다. 마지막으로 한국의 수려한 문화유산이다. 세계 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석굴암과 불국사, 해인사 장경판전, 종묘, 창덕궁, 수원 화성, 고인돌 유적 그리고 경주와 같은 고도는 우리의 자부심이다. 


      이 외에도 우리만의 프리미엄은 무궁무진하다. 문제는 우리가 우리의 진가를 알아보지 못하는 것에 있다. 임마누엘 페스트라이쉬 박사는 수천 년 동안 내려온 학구열과 학문의 전통, 유산 등 우리에게는 특별한 것이 있다며 외국인의 관점에서 강조하고 있다. ‘코리아 디스카운트’라는 말이 있다. 한국 제품이나 기업의 주식이 가치에 비해 덜 평가받는 것을 뜻한다. 정치적 불확실성으로  인한 결과 일 수도 있겠지만, 이는 한국이 마케팅을 못하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가령 스웨덴의 이케아 가구는 스웨덴 특유의 독특한 이미지, 건강하고 편리하고 창의적인 분위기를 풍긴다. 독일제 기계는 제품 자체가 견고하고 정밀하지만 독일 사람이 풍기는 원칙주의 이미지, 품질에 관한 한 절대 양보하지 않을 것 같은 이미지가 포함돼 있다. 이들처럼 한국인의 매력을 꾸준히 홍보하고 내세우면 ‘코리아 디스카운트’는 ‘코리아 프리미엄’이 될 것이다. 


      얼마전 한국을 다녀오면서 일본을 경유했다. 그때 일본만 한달간 여행했다는 미국인과 옆좌석에서 이야기를 나눈 적이 있다. 그는 한국에 대해 물었다. 어떤 것이 좋냐고. 오늘 필자가 적은 내용들을 잘 기억해 두었다가 한국 방문을 원하는 외국인들에게 들려주는 것도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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