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슬람권 외무장관들이 중국에 이어 21일(현지시간) 러시아를 방문해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전쟁 상황을 논의했다. 중국과 러시아가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전쟁을 계기로 이슬람권과 접촉면을 넓히면서 중동 문제에 관해 미국을 견제하고 지역에서 영향력을 확대하려는 움직임이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이날 아랍연맹과 이슬람협력기구(OIC) 대표로 러시아 모스크바에 모인 사우디아라비아, 요르단, 이집트, 인도네시아, 팔레스타인 자치정부(PA) 외무장관과 히세인 브라힘 타하 OIC 사무총장을 만났다. 이들 아랍·이슬람 대표들은 전날 중국 베이징에서 왕이 중국공산당 중앙외사판공실 주임 겸 외교부장과 가자지구 문제 해법을 논의한 데 이어 러시아를 찾았다. 타스 통신에 따르면 라브로프 장관은 이들과 만나 "우리는 모든 형태의 테러리즘을 규탄하지만 집단적 처벌 형태를 취하지 않고 국제인도법에 어긋나지 않는 방법으로 테러에 맞서 싸울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파이살 빈 파르한 사우디 외무장관은 이 자리에서 팔레스타인에 대한 이스라엘의 공격이 자기방어를 구실로 정당화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오늘 우리의 메시지는 분명하다. 전쟁을 즉시 멈추고 휴전을 선언하며, 가자지구 봉쇄를 해제하고 인질을 석방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요구했다. 라브로프 장관은 또 가자지구에 전달되는 인도주의적 지원 규모가 충분하지 않다고 지적하면서 인질 석방과 인도적 문제 해결을 최우선 과제로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팔레스타인 국가 건설을 위한 협상을 재개하기 위한 준비를 시작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를 위해 '두 국가 해법'에 기반한 지속 가능한 집단 외교 메커니즘을 만들 때 이 지역의 아랍, 이슬람 국가들이 중요한 역할을 해야 한다고 라브로프 장관은 요청했다. 전날 중국 왕 주임도 가자 사태에 대해 즉각적인 휴전이 급선무라면서 국제 인도법 준수와 인도주의 재난 방지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해결책을 모색할 때 '두 국가 방안'을 벗어나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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