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간 무력 충돌 속에서 쑥대밭이 된 가자지구 북부에 가장 시급한 구호품인 연료 공급이 소량이나마 재개됐다. 28일(현지시간) 유엔 인도주의업무조정국(OCHA)에 따르면 지난달 분쟁 발발 후 봉쇄 상태였던 가자지구 북부에 지난 26일부터 물과 즉석식품, 의료품 등 국제기구들이 지원하는 새 구호 물품이 들어오기 시작했다. 이달 24일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일시 휴전이 시작되면서 주로 가자지구 남부에 도달하는 데 그쳤던 구호품 트럭이 북부까지 오가게 된 것이다. 특히 휴전 나흘째였던 전날부터는 소량의 연료도 구호품 트럭에 실려 가자지구 북부로 전달됐다고 OCHA는 전했다. 지난달 11일 연료 공급이 끊긴 후 비축유마저 다 떨어진 가자지구 북부는 인도주의적 위기가 극에 달한 상황이었다. 하마스의 공습을 받은 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 북부를 집중적으로 보복 타격하면서 이 지역은 폐허나 다름없다. 몸이 불편하거나 다쳐 피란길에 오르지도 못한 북부 주민들에게 식수와 연료 고갈은 생존을 위협하는 요인이었다.


    주민들이 오염된 우물을 길어 마시다가 병을 얻는 사례가 속출했고 북부의 병원과 진료소 30곳 가운데 환자를 받는 병원은 알아흘리 병원과 소형 병원 2∼3곳 정도만 남았다. 연료 고갈로 발전기를 돌릴 수 없게 되면서 병원 기능을 잃었기 때문이다. 가자지구 북부에 들어온 연료는 식수 생산 시설을 재가동하는 데 쓰인다고 OCHA는 전했다. 연료 반입량이 수요에 비하면 턱없이 모자라기 때문에 가장 절실한 사용처인 식수 생산에 우선 쓰이게 된다. 구호기구들은 휴전 기간에 가자 북부에 구호 식량을 최대한 공급하겠다는 계획이다. 유엔 팔레스타인 난민구호기구(UNRWA)는 "휴전 기간에는 가자 북부에 우선순위를 둘 것"이라며 "밀가루와 고(高)에너지 비스킷을 비롯한 즉석식품을 북부 자발리아 난민 캠프 등에 제공하고 있다"고 전했다. 국제기구들은 현재 가자지구에 들어가는 연료 등의 구호 물량이 현지의 필요량에는 턱없이 못 미친다고 지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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