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기나는 편지 / 한용구 목사

 ◈위로를 기다리는 자! 누가복음 2장25절~33절

  어느 남자 분이 하루 종일 직장 생활에 시달렸습니다. 너무 지쳤어요. 요즘 아랫사람들은 계속 말썽을 피우고, 윗사람은 왜 그 정도 밖에 안되느냐고 책망을 하고, 차를 운전하면서도, 내가 왜 사나? 내게 무슨 희망이 있나? 이러다가 끝날 인생이 아닌가? 어제도 그랬고 오늘도 그랬고 내일도 그럴 텐데,    하루하루 버티는 게 너무 힘들었어요. 허무했어요. 버틸 힘이 다 빠져 나가는 것 같은 채로 아파트 문을 겨우 열었어요. 집 안이 아주 조용해요. 모두 어딜 갔나? 그런데 갑자가 불이 켜지면서 초등학교 다니는 삼남매가 촛불을 들고 튀어 나오며 노래를 불러요. “딩동댕 초인종 소리에 얼른 문을 열었더니/ 그토록 기다리던 아빠가 문 앞에 서 계셨죠/  너무나 반가워 웃으며 아빠하고 불렀는데/ 어쩐지 오늘 아빠의 얼굴이 우울해 보이네요/ 무슨 일이 생겼나요 무슨 걱정 있나요/ 마음대로 안 되는 일, 오늘 있었나요?/ 아빠 힘내세요 우리가 있잖아요 아빠 힘내세요 우리가 있어요 힘내세요.”  아! 그 순간 아이들이 불러 주는 노래 소리에 울컥하고 저 깊은 속에서 울음이 터져 나오는데, 방으로 들어가서 이불을 뒤집어 쓰고 펑펑 울었어요. ‘그래 너희가 있구나. 그래 너희가 있는데 내가 왜 낙심했을까?’  엄청난 위로 받았어요. 다시 힘을 냈어요. 사람은 밥만 먹고 살지 못해요. 누군가의 위로가 반드시 필요해요. 위로를 느껴야 소생돼요.

 

    누군가 한 사람의 위로만 있어도 용기를 낼 수 있어요. 성탄절은 위로의 계절이지요. 죄인을 구원하시기 위해 이 땅에 아기로 오신 그 영원한 위로하심을 기다리는 계절이기도 하지요. 성탄절과 남은 연말 기간 동안 누군가를 위로하기로 작정하고 사는 것도 성탄을 기다리는 자들의 아름다운 자세가 아닐까요? 그럼 어떻게 위로할까요? 첫 째는? 먼저 누굴 만나든지 응원하기, 칭찬하기입니다.  누굴 만나든지 무조건 좋은 점부터 찾아요. 그리고 감탄해요. 감탄은 세계 공통어인데요.   ‘으와, 잘했어, 좋았어.’하면 얼마나 좋을까요? 가족끼리, 직장에서 교회에서, 서로 서로 위로할 수 있다면 얼마나 신이 날까요? 둘째는 맞장구 쳐 주기입니다. 누가 좀 이상한 말을 하더라도 먼저 맞장구 쳐 줘요. 그래야 대화가 끊어지지 않아요. 부모와 자녀, 친구끼리도 무조건 맞장구 쳐 주기입니다. 셋째, 상대방의 수고와 어려움을 알아 주기, 이해해 주기입니다. 나다나엘은 예수님이 자신이 무화과 나무 아래 있음을 보셨다고 하셨을 때, 당장 제자가 됐지요. 누군가 나를 알아 주고 나를 이해해 주면 당장 힘이 되는 법입니다. 위로란 곁으로 부른다는 뜻이 있어요. 함께 있어 주는 것이 위로란 말씀이지요. 성령님은 우리의 연약함을 돕기 위해 우리 곁에 와 계신 위로의 하나님이시지요. 시므온은 성령의 가르치심을 따라 메시야를 기다렸어요. 그는 경건한 삶을 살면서 기다렸어요. 그는 성전 중심의 예배자의 삶을 살아갔어요. 오직 하나 님 앞에서 거룩한 삶을 살아갔어요. 그리고 시므온은 아기 예수님을 알아본 것입니다. 그 감격과 그 감탄은 형용할 수가 없었을 것입니다. 우리는 또 시므온처럼 우리의 영원한 위로자이신 주님의 성탄절을 기다립니다. 경건한 모습으로 예배자의 자리를 지키면서 기다릴 것입니다. 아울러 다시 오실 영광의 주님을 기다리는 마음도 가다듬어야겠지요. 좀 어려운 일을 만나더라도, 좀 복잡한 일을 만나더라도 우리는 낙심하지 않습니다.  다시 일어섭니다. 그 힘과 그 지혜는 오직 하나, 영광의 주로 오실 주님의 위로하심을 기다리는 믿음 때문이지요. 메리 크리스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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