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철범 한인원 대표

    최근 콜로라도주 한인회가 한인회의 현주소와 운영 및 앞으로의 방향에 대한 의견을 구하는 설문이 돌고 있는 것을 보았다. 참신하고 고무적이다. 설문 항목에 간단히 답할 수도 있겠지만 나름 성의를 다하여 변화한 시대와 문명에 걸맞는 한인회를 위한 소견을 제시하고 싶다. 한인회는 정치단체도 영리단체도 아니다. 권위를 내세우는 단체도 아니다. 대외적으로는 한인들의 권익과 위상을 옹호하고, 대내적으로는 한인들의 화합과 친목 및 편의를 도모하는 훈훈한 단체이다. 이와 같은 대내외적 목적을 효율적으로 수행하기 위하여 나는 다음과 같은 의견을 제시한다. 내가 보는 한인회의 문제점은 대부분 회장단과 실무진들의 업무관련 경험과 능력의 부족함이 가장 크다고 생각한다.  특히 주류사회와의 원활한 커뮤니케이션 경험과 능력의 부족이 한인회의 존재감을 희석시키는 가장 큰 이유라고 생각된다. 또 하나의 큰 문제는 한인회 활동의 추진력과 지속성이 없다는 것이다. 또 다른 문제는 한인회가 주류사회와 연결되지 못하여 한인들의 권익과 위상을 대변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위와 같은 문제를 해결하는 근본적인 대책으로 한인회를 사무국 중심으로 운영할 것을 제안한다. 회칙 개정이 필요할 것이다. 이사진은 의결기구로서의 기능을 하고, 회장단은 한인회를 대표하여 대내외 활동을 한다. 사무국은 한인회의 실무진으로 회장단을 보좌하고, 대내외 커뮤니케이션 및 행정업무를 전담한다. 사무국장은 회장단과 함께 대내외 활동을 하면서 회장단을 보좌한다. 필요할 경우 사무국장은 회장을 대신하여 주요 기관의 미팅에 참석할 수 있도록 한다. 사무국장의 임기는 본인의 사임 또는 2/3 이상 찬성의 이사진 결정에 의한 해임까지 보장되도록 한다. 이것은 회장단의 짧은 임기로 인한 한인회의 상징과 업무의 연속성이 중단되는 것을 막기 위한 것이다. 주요 기관과 정부의 프로그램에서 한인사회의 권익과 위상을 옹호하려면 중단 없는 긴밀한 관계와 인맥이 필요하다. 수시로 바뀌는 회장단으로서는 그와 같이 중단 없는 긴밀한 관계와 인맥의 유지가 불가능하다. 한인사회의 권익과 위상을 효율적으로 옹호하기 위해서는 회장단은 바뀌어도 실무진은 계속 유지되어야 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사무국은 콜로라도주의 주요 정부 및 기관의 일정에 적극 참여하여 회장단이 한인들의 권익과 위상을 옹호하도록 보좌한다.  또한 한인회의 대내 활동으로 한인들의 화합과 친목 및 편의를 도모하는 프로그램들을 개발하고 지속적으로 운영한다. 가령 삼일절이나 광복절 및 명절 등을 기리는 마라톤, 골프, 탁구 등의 행사로 화합과 친목을 도모할 수도 있을 것이다. 또한 시민권, 컴퓨터 및 영어 교육 프로그램 등의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지속적으로 운영하여 한인들에게 편리를 제공하는 한편, 정부 및 기관이 비영리단체에게 제공하는 펀드를 받을 수 있는 프로파일로 삼을 수 있다.  그 밖에도 변호사, 의사, 회계사, 생활설계사, 과학자 등등의 전문가를 초청하는 세미나를 활용하여 흥미롭고 유익한 정보를 제공하는 프로그램도 운영할 수 있다. 샌프란시스코의 영사관과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여 콜로라도주 한인들이 필요한 서비스를 더 자주, 더 효율적으로 받을 수 있도록 할 수도 있을 것이다.


    지속적이며 효율적인 사무국의 운영을 위하여 사무국장 및 사무직원은 유급으로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업무에 합당한 수준의 수당을 지급한다. 이것이 당장은 사무국 운영의 어려운 점이 될 수도 있다. 그렇지만 위와 같은 프로그램 등을 2~3년 잘 운영하고 기록으로 관리하면 정부와 각종 기관들이 비영리단체에게 제공하는 펀드를 신청할 수 있는 자료가 된다. 그와 같은 펀드를 받고 자립할 수 있을 때까지의 운영비용은 이사진과 회장단의 지원과 한인회비 등의 모금으로 해결해야 할 것이다. 한인회의 현주소와 발전방향을 묻는 현 한인회의 진지하고 참신한 노력에 박수를 보낸다. 희망이 보인다. 한인회의 구체적인 발전안을 제시하고 그에 필요한 예산을 정하고, 이사진과 임원진들이 솔선하여 지원하고, 회비와 기부금을 구하면 많은 사람들이 호응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저작권자 © 주간포커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