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 경징계 삭제도 검토

    오는 2월 설날을 앞두고 소상공인·취약계층의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대출 연체기록을 삭제하는 이른바 '신용사면' 조치가 이뤄진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8일 "코로나19 타격으로 대출을 못 갚아 연체한 경우 그 기록을 삭제하는 것을 검토 중"이라며 "금융권과 협의 중이고, 협의만 된다면 설날 이전에도 빠르게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대상 기간은 문재인 전임 정부가 '신용 사면'을 했던 2021년 8월 이후부터 지난해 말까지가 유력하다. 2천만원 이하 소액 채무를 연체했지만, 결국 전액 상환한 경우가 대상이다. 정부는 이를 기준으로 200만명 안팎이 대상자가 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통상 빚을 3개월 이상 연체할 경우 신용정보원이 최장 1년간 연체 기록을 보존하면서 금융기관과 CB(신용평가사)에 이를 공유한다. CB사는 신용평가 때 연체 기록을 최장 5년간 활용하기 때문에 추후 상환을 완료하더라도 카드 사용, 대출 이용 등 금융 거래에 제한이 생긴다. 이런 조치는 지난 4일 윤석열 대통령이 주재한 민생 토론회에서 대통령실이 검토 중임을 언급한 바 있다. 박춘섭 경제수석은 당시 브리핑에서 "연체 정보가 있으면 여러 대출에서 불이익을 받기 때문에 삭제를 검토하겠다"며 "과거에도 삭제한 경험이 있다"고 말했다. 1997년 외환위기 당시에도 소액 연체자의 연체이력 공유를 제한해 신용회복을 지원한 전례가 있다. 전임 정부도 코로나19 확산이 시작된 이후 발생한 2천만원 이하의 채무를 전액 상환한 경우 신용 사면을 했다.


    정부는 공무원들의 경징계 기록을 없애는 방안도 함께 검토 중이다. 이 관계자는 "경미한 실수를 한 경우에 한해 공무원 사기 진작 차원으로 인사혁신처가 검토 중"이라며 "시기나 범위는 결정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다만, 이러한 조치는 대통령의 고유 권한으로 형 집행을 면제하거나 유죄선고의 효력을 상실시키는 특별사면과는 다르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고위 공무원이나 정치인을 대상으로 한 '설날 특별사면'이 함께 이뤄질 수 있다는 일각의 관측에는 "아직까지 결정된 게 없다"면서도 "가능성은 열어두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연체기록 삭제와 특사는 무관하고 실무 부처인 법무부에서 구체적으로 준비를 시작한 것은 없다고 이 관계자는 덧붙였다. 정치권에서는 대통령 직속 국방혁신위원회 부위원장인 김관진 전 국방부 장관 등이 특사 대상으로 거론되고 있다. 김 전 장관은 군 사이버사령부에 '정치 댓글'을 작성하도록 지시한 혐의로 기소돼 지난해 10월 서울고법 파기환송심에서 징역 2년을 선고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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