견고한 오름세는 여전

    미국 미네소타에 있는 한 제조업체 최고경영자(CEO)는 지난해에는 직원 보수를 7% 인상했지만, 올해는 평균 2% 올릴 예정이다. 상응하는 생산성 향상이 따르지 않을 경우 평소보다 높은 임금 인상을 해주기는 어렵다는 게 그의 입장이다. 미국에서는 최근 수년간 임금이 큰 폭으로 올랐으나 올해는 여전히 견고하기는 하지만 눈에 띄게 오르지는 않을 것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8일 보도했다. 기업들로서도 최근 수년간의 고임금에서 벗어날 수 있게 됐지만 크게 줄어들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컨설팅업체 윌리스 타워스 왓슨이 고용주 1천800명 이상을 대상으로 지난달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기업들은 평균적으로 올해 4%의 급여 인상을 계획하고 있다. 기업들로서는 고용 시장이 냉각되고 인플레이션이 완화되면서 직원들을 채용하거나 유지하는 데 적당한 급여 인상을 감당할 수 있게 됐다. 또 한편으로는 많은 전문직 혹은 사무직 일자리에 대한 고용을 줄이거나 늦추고 있다. 그러나 이들 경영진은 경쟁력 있는 임금 인상을 통해 인재를 붙잡아야 한다는 압박에 계속 직면해 있으며, 이는 결국 새해에도 급여 인상이 인플레이션을 능가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WSJ은 전했다.

 

     실제로 컨설팅 회사 '캘리포니아 세이프티 트레이닝'은 정직원과 시간제 직원 모두의 임금을 지난해와 같은 수준인 약 10% 올릴 계획이다. 이 회사의 최고운영책임자(COO) 벤 래버티 4세는 경쟁사에 직원을 놓치는 것은 급여 인상보다 더 큰 비용을 초래할 수 있다며 "누군가를 고용해 일주일 안에 우리가 하는 일을 하도록 준비시킬 수는 없다"라고 말했다. 복지 관련 컨설팅 회사인 머서가 지난 가을 고용주 900명 이상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도 기업들은 올해 평균 성과급 인상률을 3.5%로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3.8%보다 약간 낮다. 인상 폭과 관련해 업종별로는 다소 차이가 있다. 머서 조사에서 기술 기업들은 2021년과 2022년과 같은 업계의 치열한 인재 유치 전쟁에서 벗어나 올해 약 3.2%의 성과급 인상을 계획한다고 밝혔다. 기업 경영자들이 보는 경기 전망도 좋지 않다. 글로벌 컨설팅회사 테네오(Teneo)가 260여명의 기업 지도자와 투자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최근 설문조사에 따르면 대다수 CEO는 향후 6개월간 경제 상황이 악화할 것으로 예상했다. 금리는 여전히 높고, 우크라이나와 중동에서는 전쟁이 계속되고 있으며, 회사의 명운이 갈릴 수 있는 미국 대통령 선거가 다가오는 실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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