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빛교회 유지훈 담임목사

    Target 앞에 사람들이 줄을 서 있습니다. 개장 하자마자 이들은 달려갑니다. 수 많은 사람들이 달려가다가 어느 사람은 걸려 넘어지기도 합니다. 하지만 아픔, 창피함 등을 참고 다시 일어서 달려갑니다. 이들이 무엇을 사려고 이렇게 오픈-런을 하는 것일까요? 도대체 무엇이, 얼마나 중요하길래 추운 겨울 몇시간을 줄 서서 기다리고 다른 사람들보다 먼저 가지려고 달리는 것일까요?

    최근 미국의 사회적 현상에 대한 소식을 접하시는 분들은 아실 것입니다. 바로 $40짜리 물병입니다. Starbucks 와 협업해서 Valentine’s Day 를 위해 내 놓은 빨강 혹은 핑크 색의 Stanley 물병입니다. 문을 열자마자 매진입니다. 미국에서 가장 핫한 물건으로 Ebay 같은 재판매 사이트에서 $1000 가까운 가격에도 거래가 됩니다. 다시 말씀드리지만 $40짜리 보온 되는 물병입니다. 새로운 색상이 나오면 순식간에 매진이고 Waiting List 가 현성이 됩니다. 한 때에는 150,000명이 waiting list 에 있었다고 합니다. Stanley 의 판매량은 2019에서 2020년 1년 사이 275% 증가했고 2019년에 7400만불 에서 2023년 7억5천만불로 증가했다고 합니다.

    왜 이런 현상이 일어나고 있을까요? 물론 좋은 물병입니다. 다른 그 어느 물병보다 편하고 성능이 좋다고 합니다. 좋은 성능은 이미 뉴스를 통해 많이 전해졌습니다. 자동차에 불이 붙었습니다. 차가 다 타고 뼈대만 남았는데 Stanley 물병은 그대로이었습니다. 심지어 그 안에 있었던 얼음도 녹지 않았다고 합니다. 차를 태워 버릴 만한 열기에도 얼음이 녹지 않으니 이런 물병이 어디 있느냐고들 합니다. 

    하지만 결국에는 그냥 물병입니다. 무겁고, 크고, 물도 잘 세서 사용하기 불편한 물병입니다. 그런데도 왜 사람들은 이 물병에 목을 매는 것일까요? 제가 생각하는 이유는 자존감과 정체성이 불안정해서이다 입니다. 지난 몇 년사이 어느 특정 물건이나 서비스의 인기를 이끌어 온 하나의 신조어는 FOMO (Fear of Missing Out) 입니다. 인기있는 것을 놓치는 것에 대한 두려움입니다. 새로운 체험, 새로운 물건, 새로운 인기 등등 무엇인가 유행을 타고 있는데 나만 그것을 놓치면 나만 소외되고 다른 사람들이 나를 이상하게 볼 것 같은 것에 대한 두려움입니다. 내 친구들은 다 Stanley 물병을 가지고 있는데 나만 부모님이 Costco에서 사 준 이름도 들어보지 못한 두개에 $15 하는 물병을 가지고 있으면 그들은 나를 어떻게 생각할까 라고 느끼는 두려움입니다.

    이렇게 느끼다 보니 가장 좋은 iPhone 을 사야하고, 가장 인기있는 게임을 해야 하고, Tik Tok 에서 최근 급부상하고 있는 Challenge 도 해야 하고, Instagram 에 가장 인기 있는 식당에서 식사하는 사진도 올려야 하는 것입니다. 이래서 다른 이들에게 인정을 받고 Cool Kids’ Club (잘 나가는 아이들의 집단)에도 낄 수 있는 것입니다.

    하지만 이런 현상은 결국에는 잘못된 정체성과 자존감 때문에 나오는 행동입니다. 그리고 이런 행동은 결국에는 자신을 올가미에 얽매이게 하고 남들의 시선과 눈초리에 사로 잡혀 노예처럼 사는 삶으로 이어집니다. 남에게 잘 보이기 위해서, 뒤쳐지지 않기 위해서 늘 새로운 것을 해야 하고, 사야 하고, 먹어야 하는 이러한 삶은 결국에는 자기 자신에게는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 허망한 삶으로만 이어집니다.

    여기서 벗어날 수 있는 것은 올바른 정체성과 자존감입니다. 자존감이란 스스로 자기 가치를 만족할 수 있는 마음을 의미합니다. 남이 어떻게 나를 보느냐를 통하여 자기 가치를 정하는 것이 아니라 내 스스로 얼마나 소중한 사람인지를 깨닫는 것입니다. 그렇게 되려면 올바른 정체성이 필요합니다. 나는 이런 사람이구나 라고 알 때 자존감을 가질 수 있는 것입니다.

   사람들은 여러 곳에서 자신의 정체성을 찾으려고 합니다. 재물이나 커리어나 다른 사람들과의 관계 속에서 찾으려고 할 때가 많습니다. 하지만 이런 것들은 불안정한 것들입니다. 사라질 수도 있고 무너질 수도 있는 것들입니다. 그러면 자신의 정체성도 잃어버리고 자존감도 무너집니다. 그래서 더 확실하고 더 탄탄한 것에서 정체성을 찾아야 합니다. 성경은 그것이 무엇인지, 어디인지를 우리에게 알려주고 있습니다. 바로 우리를 향하신 하나님의 사랑입니다.

   하나님의 사랑은 확실하고 탄탄합니다. 무너지지 않습니다. 흔들리지 않습니다. 신실하신 하나님께서는 우리를 향하신 사랑을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확증시켜 주셨습니다. 사도바울은 이렇게 전합니다. “우리가 아직 죄인 되었을 때에 그리스도께서 우리를 위하여 죽으심으로 하나님께서 우리에 대한 자기의 사랑을 확증하셨느니라” (로마서 5:8, 개역개정). 생각해 보시기 바랍니다. 하나님께서는 우리를 너무도 귀하게 여기시고 사랑하셔서 우리를 위하여 그리스도 마져도 희생하셨습니다. 이만큼, 죽을만큼 우리를 사랑하십니다.

    이 진리가 우리의 정체성의 근본이 된다면 그 어떠한 것에도 흔들리지 않을 수 있습니다. 하나님께서 나를 죽기까지 사랑하셨는데, 나는 하나님의 사랑하는 자녀인데, 그 무엇이 나를 흔들 수 있겠습니까? 이 사실을 알면 내 가치를 압니다. 다른 사람이 내 가치를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나는 하나님께서 사랑하시는 존재이다 라고 스스로 자부할 수 있습니다. 하나님 사랑이 우리의 정체성과 자존감을 반석위에 올려 놓을 수 있기를 소망합니다.

    우리 모두는 하나님께서 사랑하시는 존재입니다. 그렇다면 남이 내가 Stanley 를 안 가지고 있다고 해도 상관 없습니다. 그보다 더 중요한 하나님의 자녀이기 때문입니다. Stanley 물병. 혹시 가지고 계시다면 사용하십시오. 필요하다면 사십시오. 다른 그 무엇이든 즐기십시오. 하지만 이 사실을 꼭 기억하십시오. 이 세상 사람들이 나를 어떻게 생각한다 할지라도 나는 하나님께서 사랑하는 하나님의 자녀이다 라는 사실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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