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잉 채용과 고금리 이유로 '몸집 줄이기'

    지난달 미국의 일자리는 예상을 뛰어넘어 35만3천개가 늘어나는 등 미국 경제는 전 세계적으로 손에 꼽을 정도의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그러나 구글,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MS) 등 대표 기업들을 포함해 다수의 기술기업은 2022년부터 시작된 해고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페이스북 모회사 메타의 경우 지난해 여러 차례 감원을 단행했으며, 마크 저커버그 최고경영자(CEO)는 2023년을 '효율성의 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정보통신업계 해고 집계 사이트인 레이오프(Layoffs.fyi)에 따르면 기술 기업들은 지난해 26만명 이상의 직원을 해고했다.

    유력지 워싱턴포스트(WP)는 3일 미국 경제가 호황을 누리고 있지만 기술 회사들은 해고를 이어가고 있다며 직원들 사이에서도 과거와는 다른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들 회사 경영진은 팬데믹 기간 채용이 너무 과했고 고금리로 인해 신규 사업에 투자하기가 더 어려워졌다는 이유를 대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금리가 안정되고 있고 다른 산업 분야의 고용 시장이 호황을 누리고 있음에도 올해 들어서도 해고가 계속되면서 기술 인력들은 낙담하고 혼란스러워하고 있다고 WP는 전했다. 이미 올해 들어 구글, 아마존, MS, 세일즈포스, 이베이, 페이팔은 상당한 감원을 했고 해고 기세는 여전하다.

    WP에 따르면 기업들은 재무 구조를 개선하라는 투자자들의 압력을 받으면서 인력을 지속해 줄이고 있다. 많은 회사가 경쟁적으로 몸집 줄이기에 나서면서 이제 직원 해고는 더는 기업에 약점이 되지도 않고, 경영진은 더 적은 인력으로 더 많은 업무를 처리할 방안을 찾고 있다. 아마존 최고재무책임자(CFO) 브라이언 올사브스키 지난 1일 실적 발표에서 "새로운 것과 영역, 고객의 공감을 불러일으키는 쪽에 계속 투자할 것"이라며 "효율성을 찾아 더 적은 비용으로 더 많은 일을 할 수 있는 곳에서 그 일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무디스 애널리틱스의 마크 잔디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이것이 미국 자본주의 시스템이 작동하는 방식"이라며 "수익성을 추구하고 부를 창출하는 데에는 무자비하다. 자원을 한 곳에서 다른 곳으로 매우 신속하게 돌려서 쓴다"라고 WP에 말했다. 경영진으로서는 수년간 매출 신장 방안이 없자 지속해 고임금 직원을 줄였고, 이는 월가로부터 긍정적인 반응을 끌어낸 것처럼 보인다. 대규모의 계속된 해고는 기술업계 분위기도 바꿔놓았다. 그동안 샌프란시스코 베이 지역을 중심으로 기술기업 직원들은 안정적인 고용과 우수한 복지 혜택, 부를 안겨줄 스톡옵션 기회 등으로 인해 회사 일에 헌신적이었다. 그러나 고용 안정도, 복지 혜택도 예전 같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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