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 아파도… 바쁘고 돈 아까워 병원 못가”

    대한민국 청년 10명 가운데 4명 이상은 바쁘고, 돈이 아깝다는 등의 이유로 아파도 병원에 가지 못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은 13일 ‘청년 빈곤 실태와 자립 안전망 체계 구축방안 연구’ 보고서에서 이같은 결과를 전했다. 만 19∼34세 청년 4000명(남성 1984명·여성 2016명)을 대상으로 설문한 결과에 따르면 41.6%가 ‘최근 1년간 아픈데도 병원에 가지 못했다’고 했다. 병원을 찾지 못한 이유로는 ‘병원 갈 시간이 없어서(바빠서)’가 47.1%로 가장 많았다. 이어 ‘병원비(진료비)를 쓰는 것이 아까워서(의료비 부담)’ 33.7%, ‘약국에서 비처방약을 사 먹어서’(9.3%) 순이었다. 최근 1년간 월 생활비에서 의료비 평균 지출 비중은 ‘5% 이하’가 54.0%로 가장 많았다. 이어 ‘6∼10%’가 18.2%, ‘전혀 없음’이 13.2% 등 순이다. 전체 생활비에서 의료비에 들어가는 비용이 부담스럽게 느껴진다고 답한 비율은 40.0%였다. ‘부담되지 않는다’는 비율은 30.9%다. 특히 청년의 절반 이상은 최근 1년간 병원, 건강검진센터, 보건소 등에서 건강검진을 받아 본 적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주요 건강 지원 정책 가운데 최우선 순위로 50.6%가 ‘2030 무료 건강검진 확대’를 꼽았다. 가장 시급한 정부의 청년 건강 정책으로는 ‘청년 의료비 지원 확대’(32.8%)가 꼽혔다. 청년들이 친구나 가족 등 주변 사람에게 도움을 받는 일도 쉽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15.2%는 ‘아플 때 도움을 요청할 만한 주변 사람이 없다’고 밝혔다. ‘있다’고 한 청년의 52.4%도 ‘최근 1년간 주변 사람에게 도움을 받은 적이 없었다’고 답했다. ‘정서적으로 의지할 만한 사람이 없다’고 밝힌 비율은 13.2%, ‘최근 한 달간 사적으로 사람을 만난 적이 없다’고 한 비율은 16.4%였다. 이밖에 ‘우울한 상태’라고 답한 청년은 57.8%, ‘자살 생각을 한 적이 있다’고 답한 청년은 37.1%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청년건강검진 홍보를 강화하고, 취약 청년층에 대한 의료비 지원 방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며 “연령대별, 성별, 실업 여부, 지역 등에 따른 맞춤형 건강 정책을 구축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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