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 11일만에 철회 선언

    개혁신당에서 한 지붕 아래 모였던 이준석 공동대표와 이낙연 공동대표가 결별하면서 정치권에 실로 오랫만에 출현했던 제3지대 ‘빅텐트’가 해체됐다. 총선을 불과 두달가량 앞두고 뜻밖의 통합이 이뤄졌었지만, 이념·가치가 다른 두 세력의 화학적 결합이 어려울 것이라는 정치권의 예측대로 통합 선언 11일만에 다시 각자도생을 하게 됐다. 이낙연 공동대표는 20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다시 새로운미래로 돌아가 당을 재정비하고 선거체제를 신속히 갖추겠다”고 결별을 공식화했다. 지난 9일 이준석 대표의 개혁신당, 이낙연 대표의 새로운미래, 금태섭 대표의 새로운선택과 이원욱·조응천 의원의 원칙과상식이 발표한 합당 선언이 11일 만에 파기된 것이다.

    통합 개혁신당이 출항 초반에 좌초함에 따라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 등 거대양당에서 맞서 3자 구도를 만들겠다는 제3지대의 총선 전략도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통합 개혁신당은 배복주 전 정의당 부대표의 개혁신당 입당을 두고 빚어진 신경전이 선거 지휘권 쟁탈전으로 확전되면서 파국을 맞이하게 됐다.  제3지대의 위축은 표면적으로 양당에게 유리한 환경이다. 국민의힘과 민주당은 각각 위성정당을 창당하기 때문에 제3지대 표를 흡수할 여지가 생겼다. 그러나 이준석 대표의 개혁신당이 이낙연 대표와 결별한 이후 자신의 정치색깔을 분명히 할 경우 젊은층 보수 표심을 흡수할 여지는 커졌다. 이준석 대표는 특유의 여론 장악력과 정책 마케팅 능력으로 국민의힘 위성정당을 공격하면서 대항마로 경쟁을 유도할 것으로 보인다. 독자적인 정책이나 선거전략이 없는 국민의힘 위성정당이 고전할 수 있다.

    민주당의 경우 이낙연 대표의 새로운미래가 현역의원들을 지역구에 출마시킬 경우 진보진영 표심의 일부 이탈이 예상된다. 민주당은 현역의원 평가 하위 20% 의원들에 대한 개별 통보를 시작했다. 4선 김영주 의원이 탈당을 선언했으며 박용진 의원이 재심을 청구하며 반발했다. 이준석 신당과 결별로 민주당 계열 정치인들의 이낙연 신당행은 부담이 줄었다. 민주당 탈당파들이 새로운미래에 합류해 지역구에 출마하는 상황이 예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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