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웨덴이 26일(현지시간) 마지막 남은 헝가리의 최종 동의를 확보하면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에 정식 합류하게 됐다. 헝가리 의회는 이날 오후 부다페스트에서 열린 본회의 표결에서 스웨덴의 나토 가입 비준안을 가결했다고 AFP 통신 등 외신이 보도했다. 2년 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계기로 스웨덴이 나토 가입을 신청한 지 1년 9개월 만에 비로소 합류 요건을 갖추게 됐다. 이제 형식적 절차만 남았다. 이날 헝가리 의회가 가결한 비준안은 라슬로 쾨베르 헝가리 대통령 권한대행 서명을 거쳐 '나토 조약 수탁국'인 미 국무부에 전달될 예정이다. 통상 이 절차는 늦어도 닷새 안에 마무리된다. 작년 핀란드의 경우 사흘이 걸렸다. 이후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의 초청으로 스웨덴이 나토 설립조약에 동의한다는 내용의 공식 가입문서(instrument of accession)를 미 국무부에 기탁하면 모든 가입 절차가 끝난다. 이때부터 스웨덴은 나토 집단방위 5조를 적용받게 된다.

    나토 군사 동맹의 핵심인 제5조는 '회원국 일방에 대한 무력 공격을 전체 회원국에 대한 공격으로 간주해 필요시 무력 사용을 포함한 원조를 제공한다'고 규정한다.스웨덴은 2022년 2월 우크라이나 전쟁이 발발하자 같은 해 5월 200년 넘게 고수한 비동맹 중립 노선을 폐기하고 핀란드와 함께 나토 가입 신청서를 냈다. 핀란드는 이후 약 11개월 만인 작년 4월 31번째 회원국이 됐다. 그러나 튀르키예와 헝가리가 스웨덴에 대해서는 막판까지 제동을 걸면서 상대적으로 더 오래 걸렸다. 헝가리는 지난달 튀르키예 의회가 스웨덴의 가입 비준안을 처리한 이후에도 별다른 움직임이 없다가 지난 18일 오르반 빅토르 헝가리 총리가 의회 봄 회기가 시작되면 처리하겠다고 전격 발표하면서 급물살을 탔다.

    투표를 사흘 앞둔 지난 23일에는 울프 크리스테르손 스웨덴 총리가 헝가리 부다페스트로 달려가 오르반 총리와 스웨덴산 그리펜 전투기 판매 등을 골자로 한 군사협력 심화에 합의하기도 했다. 이를 두고 헝가리가 나토 합류에 대한 거부권을 지렛대 삼아 스웨덴에서 방공망 강화에 필요한 전투기 수출 약속을 받아낸 것이란 해석이 나왔다. 핀란드에 이어 스웨덴까지 합류하면서 나토와 접한 러시아 국경선은 기존보다 2배가량 늘어나게 됐다. 또 러시아 제2의 도시 상트페테르부르크와 맞닿은 전략적 요충 발트해를 나토 동맹국이 사실상 포위하는 형세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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