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기나는 편지 / 한용구 목사

    예전에 텔레비전에서‘우리 동네 예체능’이란 예능프로그램을 방영했던 적이 있습니다. 각 지역의 스포츠 동호회, 거의 프로급의 시민들과 연예인들이 겨루는 박진감 넘치는 스포츠 예능이었습니다. 한 번은 배드민턴 게임을 하는데 이만기씨가 출연을 했습니다. 보니까, 이만기씨는 배드민턴을 곧잘 하더라구요. 그런데 강호동씨는 어설픈 거에요. 처음 배드민턴을 하는 게 역력해요. 씨름판에서는 젊은 강호동이 우세했는데 배드민턴 게임에서는 이만기씨가 약을 올리면서 강호동씨 자존심을 건드렸습니다. 훈련에 훈련을 거듭하며, 이만기씨와의 재시합이 진행되는데, 강호동씨가 실수를 거듭하며 점수가 벌어졌습니다. 옆에서 코치했던 국가대표 선수가 강호동씨에게 자꾸 이렇게 주문을 했습니다.“힘 빼. 어깨에 힘 빼.” 점수는 계속 벌어지지, 옆에서는 계속 힘 빼라고 소리치지 강호동씨가 눈을 부릅뜨고는 코치에게 외쳤습니다. “힘 빼는 게 어디 쉽노?”평생을 운동하며 살았던 강호동씨도 그 말이 무슨 말인지는 알지만 그게 어디 쉽냐고 답답한 마음으로 소리를 치는데 많이 공감이 되었던 적이 있습니다.

    야곱의 일가족 70명이 요셉이 총리로 있는 애굽으로 이주를 한지 400여년이 지났습니다. 그 사이 요셉을 알지 못하는 왕이 애굽의 왕권에 올라 나라를 통치하고 있었는데, 가만 보니 고센 땅에 자리를 잡고 사는 히브리 민족이 그 수가 날로 번창하여 자기들에게 위협이 된다 판단을 하였습니다. 그래서 남자 아이들이 태어나면 죽이라고도 하고 나일 강에 던지라고도 하며 핍박하기 시작했습니다. 노동의 강도도 세지고 이렇게 저렇게 괴롭게 하니 이스라엘 백성들이 여기저기서 신음하며 고통을 호소하기 시작했습니다. 이에 하나님께서 이제 이들을 출애굽시켜 가나안으로 인도하실 결심을 하시고, 이를 위한 한 사람을 찾으셨습니다. 그가 바로 80세 된 모세였습니다.

    모세는 어떤 사람입니까? 애굽 바로의 궁에서 40년을 살고, 이제 바로의 눈을 피해 광야 미디안에서 양을 치며 산지 40년이 된 나이 80의 노인이었습니다. 젊은 날, 그렇게 하나님과 히브리 민족을 위해 뭔가 해보겠다고 했을 때는 모른 채 하시고, 이제 늙고 지팡이 없이는 걷기도 힘든 80의 노인에게 뭘 하라고 하는지 모세는 이해가 되질 않았습니다. 그래서 보낼 만 한 자를 보내라 합니다. 그렇습니다. 왜 하나님은 모세를 광야에서 40년 동안이나 머물게 한 뒤, 이제 와서 바로에게 가라고 하시는 걸까요? 아마도 모세가 이 40년 동안 힘을 빼야 했기 때문이 아니었을까요? 어깨에 힘이 들어가고, 목에 힘이 들어가 있었을 그 애굽 왕궁에서 젊었던 모세는 하나님이 사용하시기에는 너무 잘 났었기 때문에 이 힘을 빼야 하는 시간이 필요했던 거 아니었을까요? 그래서 떨기나무에 불이 붙었으나 나무는 사라지지 아니하는 그런 상징적인 모습으로 하나님께서 나타나셔서는 모세에게 사명을 맡겨 주시는 거 아니겠습니까? 하나님의 일은 모세 네가 타면서 하는 게 아니라 내가 스스로 불꽃이 되어 활활 타오르는 거니 너는 힘을 빼라. 너는 그냥 가라 하면 가고, 오라 하면 오면 되는 거지, 네가 뭘 해서 너를 태워 내가 불꽃으로 타오르는게 아니라는 말씀을 하고 싶으셨던 거지요. 그렇습니다. 하나님의 일은 하나님이하십니다. 우리는 그저 그 하나님이 일을 하시도록 나를 내어 드리면 됩니다. 그럼 나는 사라지지 않고, 떨기나무처럼 하나님께서 스스로 하나님의 일을 하시는 것입니다. 하나님은 모세에게 그런 자신의 이름이‘여호와’스스로 있는 자라 말씀하십니다.

    하나님은 우리 각 사람에게 믿음을 선물로 주시고, 은혜를 베풀어 주십니다. 그 은혜를 힘입어 내게 맡겨 주신 자리에서 가정을, 교회를, 직장을 성실하게 돌아보아야 합니다. 은혜로 하는 것입니다. 은혜가 없이 내가 나를 태워 그 자리를 지키려면 얼마나 힘들고 지치고 갈수록 서운한 마음이 들어 주변 사람들까지 힘들게 하는지 하나님은 우리에게 은혜를 주시고 은혜로 사명을 감당하라고 말씀하십니다. 오늘도 예배를 통해 하늘 은혜 가득 받아, 주님 주신 힘으로 살아가는 믿음의 사람이 되시길 하나님은 간절히 원하십니다. 샬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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