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태어나서 인생의 1/3에 해당하는 시간을 잠을 잔다. 신생아의 경우 거의 하루종일 잠을 자다가 12개월 때는 13~14시간 정도로 줄어들고. 성인이 되면 평균 7~8시간 정도의 잠을 자며 나이가 들수록 수면시간이 더 줄어든다. 이렇듯 수면이 인체의 성장과 회복 그리고 노화와 관계된 중요한 요소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수면의 질을 높여주면 건강에 큰 도움이 되리라는 것은 누구나 느끼는 것일 것이다.

이번에는 수면의 질과 관계된 몇 가지 사항을 짚어보도록 하겠다.

첫째 수면 시간대이다. 하루에 똑같이 8시간을 자더라도 일찍 자는 사람 늦게 자는 사람 낮밤이 바뀐 사람등 여러가지 유형들이 있는데 밤10시에는 잠자리에 드는 것이 가장 좋다. 그 이유는 성장호르몬의 분비와 관련이 있다.

성장호르몬은 뼈와 연골의 성장을 촉진시키는 것 뿐만 아니라 지방 분해와 단백질 합성을 촉진시키고 척추의 골밀도를 높여주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 성장호르몬이 왕성하게 분비되는 시간대인 밤 10시에서 2시에 잠을 자고 있어야 아이들은 키가 잘 클 수 있고 성인은 피로를 풀고 몸을 회복할 수 있는 것이다. 요즘 환자들과 대화하다보면 늦게 잠을 자는 경우들이 많은데 만성 피로를 느끼거나 키 때문에 고민하는 아이들의 경우 이 시간대를 반드시 지키는 것이 좋다.

둘째는 수면 자세이다. 잠을 잘 때는 옆으로 눕는 자세가 가장 좋다. 혹자들은 똑바로 눕는 것이 몸의 뒤틀림을 최대한 방지하기 때문에 좋다고 얘기하나 하루동안 쌓인 몸의 탁한 기운을 배출하는 것과 인체 각 관절의 부담을 덜어주는데는 옆으로 눕는 것이 가장 좋다. 잠을 잘때 똑바로 누워서 손을 가슴에 올려놓지 말아야 하는데 손을 올려놓으면 가위에 눌리기 쉽다. 엎드려서 자는 자세는 척추의 건강에 좋지 않기 때문에 절대로 피하는 것이 좋다.

옆으로 누울 때는 아래에 깔리는 다리를 쭉 펴고 반대쪽 다리를 구부려 발목을 아랫다리의 종아리 부근에 갈고리 걸듯이 걸어준다. 아래에 깔리는 팔은 구부려서 엄지와 검지 사이를 귀 둘레에 끼운다. 다른 손은 고관절 위에 두거나 배꼽 아랫배 등 편하게 둔다. 이 자세가 옆으로 누울때 좋은 자세이다. 그리고 베개 높이는 목이 지면과 수평을 유지할 수 있을 정도의 높이가 좋다. 이 자세로 잠을 자면 심장의 기운을 북돋아준다.

셋째로 잘 때는 입을 다물고 자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좋다. 혀를 입천장에 붙이면 후두가 열려서 호흡이 원활해지며 목이 뒤로 넘어가면 입이 벌어질 뿐만 아니라 반드시 코를 골게 되므로 숨이 거칠어져서 숙면을 취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혀를 입천장에 붙이면 임맥과 독맥이 통하게 되어 소주천(小周天)이 운행되므로 정(精)이 길러지는 이점이 있다

넷째 잘 때에는 불을 켜놓고 자지 않아야 한다. 불을 켜놓고 자면 정신이 안정되지 못하므로 숙면을 취하기 어렵고 정(精)이 잘 생기지 않아 피곤이 풀리지 않는다.

피곤한 몸을 회복하고 에너지를 보충하는데 있어서 잠을 잘자는 것만한 것이 없다. 그래서 '잠이 보약'이라는 말도 나왔을 것이다. 적절한 시간에 올바른 자세로 잠을 잘 수 있다면 피곤하다는 얘기가 저절로 사라지게 될 것이다.  오늘 한번 본인의 수면습관을 뒤돌아보고 잘못된 것이 있다면 바로 잡을 필요가 있다.
이정록/경희한방병원 원장

저작권자 © 주간포커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