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정부지 등록금, 이자에 벌금까지

올해 71세인 오파닌 지야미는 주 교도소에서 중범 수감자들의 치과 진료를 전담하고 있는 현역 치과의사로 연봉 27만5,000달러를 받고 있는 주정부 공무원이다. 캘리포니아에서 가장 높은 연봉을 받는 공무원 중 한 사람이지만 지야미는 사실 30년여전 대학 시절 정부로부터 받은 학비 융자금 5만달러를 갚지 못해 아직까지 빚에 쪼들리는 생활을 하고 있다.
 
70세가 넘어서도 현역으로 진료 활동을 하고 있는 점이 남다르지만, 사실 그는 학비 융자금을 갚느라 은퇴할 수 없는 처지로 죽을 때까지 빚을 갚아나가야 할 형편이다. 대학 등록금 급등 속에 학비 부채를 떠안고 있는 학생들이 70%에 달하고 학자금 부담으로 대학을 중도에 포기하는 학생들이 4명 중 1명 꼴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난 가운데(본보 10월26일자 보도) 이처럼 노년이 되어서도 학자금 부채에 허덕이는 경우가 많아 학자금 부채 문제의 심각성을 드러내고 있다.
 
이같은 케이스는 LA타임스가 12일 대학을 졸업한 뒤에도 평생 빚에서 헤어나지 못하게 만들고 있는 미국내 학자금 부채 실태를 심층 조명하면서 다룬 사례의 하나다. 지난 1983년 로마린다 치대를 졸업한 지야미는 치과의사 생활을 한 지 30년이 되고 있으나 눈덩이처럼 불어난 학자금 융자금으로 인해 주정부 공무원들 중 최고 연봉에도 불 구하고 생활이 힘들 정도의 쪼들리는 처지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신문은 71세 현역 치과의사인 지야미처럼 60세가 넘어서까지 학비 융자금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허덕이는 고달픈 처지의 미국인이 220여만 명이며 이들이 평생 갚아야 할 학비 융자금만 430억달러에 달한다고 지적했다. 미 전체 학비 융자금 총액이 이미 1조 달러를 넘겼고, 학비 융자금을 갚지 못해 파산을 신청한 미국인 수가 사상 최대를 기록하고 있는 가운데 220만명의 미국인이 죽을 때까지 매달 학비 융자금을 갚아야 하는 처지라는 것이다.
 
지야미는 당시 연방 정부가 의료 전공 대학생들에게 제공했던 특별 융자프로그램에서 5만달러를 융자받았다. 하지만 졸업 후 이를 갚지 못해 이 학비 융자금은 이자와 벌금까지 더해져 원금의 10배가 넘는 52만2,214달러로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연방정부에 학자금 채무를 15만달러로 줄여줄 것을 요청했으나 거부돼 소송까지 당했던 지야미는 가까스로 학자금 채무를 40만달러로 조정했으나 매월 급여에서 3,000달러를 강제 차압당하고 있다.
 
채무를 줄이기는 했지만 지야미가 학자금 융자액을 모두 갚기까지는 앞으로 10년이 더 소요될 것으로 예상돼 지야미는 80세를 훨씬 넘어서야 은퇴가 가능하다.  자녀 4명을 모두 의사로 키운 지야미는 “자녀들이 학비 융자금을 가볍게 여기고 갚지 않았던 내 실수에서 교훈을 얻길 바란다”고 말했다. 대학 재학 당시에는 5만달러에 불과한 융자금이었지만 이를 갚지 않고 가볍게 여기면 70세를 넘겨서도 빚을 갚는데 허덕여야 한다는 것이 지야미가 자녀들에게 전해주고 싶은 교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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