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진기의 원리

   청진기는 몸 속에서 나는 소리로 몸의 이상을 진단하는 의학도구이다. 청진기를 뜻하는 Stethoscope는 그리스어로 `가슴(Chest)’과 `검사하다(Examination)’의 합성어이다. 의사들은 청진기로 심장 박동음(心音), 호흡 소리(肺音), 장의 소리(腸音) 및 혈관음(血管音) 등 인체에서 나는 여러 소리의 특성을 파악해 질병을 진단한다.

청진기의 역사

   환자의 몸에서 나는 소리로 질병을 진단하는 청진은 그리스 시대에 히포크라테스가 자기의 귀를 환자의 몸에 대어 체내의 음을 직접 들은 데서 비롯되었다. 청진기는 1816년 라에네크(Rene Laennec)가 처음 만들어 사용했는데 그 모양은 외귀형이었다. 그는 어린이들이 긴 나무막대를 가지고 한쪽에서 다른 쪽으로 신호를 전달하는 타전 놀이에서 힌트를 얻었다. 그는 처음에 종이를 둘둘말아 만든 통을 이용하였는데, 평소 여성환자의 가슴에 귀를 대기 난처했던 그에게 청진기는 매우 편리한 도구였고 나중에 이것을 목제통으로 개량하여 사용하였다. 청진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1851년 레아레드(Arthur Leared)에 의해 두 귀를 통해 듣는 쌍귀형 청진기가 발명되었다.

청진기의 구조

   일반적인 청진기의 구조는 다이아프램, 벨, 연결관, 바이누랄, 귀꽂이로 이루어져 있다. 다이아프램은 고음을, 벨은 저음을 듣는 데 사용된다. 진료 시 많이 사용되는 것은 다이아프램 부분이다.

다이아프램 (Diaphragm)

   평평한 플라스틱 떨림판이 있는 부분으로 이곳을 통해 들을 수 있는 주파수 범위는 100Hz~1kHz의 소리로, 주로 폐음이나 장이 움직이는 소리이다.

벨 (Bell)

   움푹 패여 종 모양을 하고 있어 벨이라고 불린다. 이곳을 통해 들을 수 있는 주파수 범위는 20Hz~200Hz로, 심장 판막이 여닫는 소리나 혈류가 역류되거나 와류로 인해 발생하는 소리 등 비교적  낮은 소리에 해당한다. 진료 시 숨소리를 멈추라고 요구하는 것은 정확한 심장음을 듣기 위해서이다.

연결관 (Tube)

   집음판에 잡힌 음원을 귀에 전달하는 통로역할을 한다. 튜브식 청진기는 구조적으로 높은 주파수 대역을 놓치게 될 수 있는데, 이를 피하기 위해 연결관을 짧게 하여 사용하기도 한다.

바이누랄 (Binaural)

   두 귀에 걸쳐지는 부분으로 연결관을 통해 올라온 소리를 귀꽂이로 전해준다. 보통 강화 알루미늄이나 스틸 혹은 구리제품을 사용해서 만드는데, 전자청진기가 나오면서 저가형으로 만들기 위해 플라스틱으로 제작되기도 한다.

귀꽂이 (Ear Tip)

   귀에 들어가서 마지막으로 소리를 전달하는 부분이기 때문에, 귓구멍에 적당히 잘 맞고 아프지 않아야 오래 착용할 수 있고, 또한 신체에 접촉되는 부분이기 때문에 인체에 무해한 재질을 사용한다.

청진기 및 청진의 원리

청진기를 통한 진단은 다음의 두 과정이 중요하다. 즉, 작은 소리를 어떻게 들을 수 있는가와 들은 소리를 어떻게 판단하는가 하는 부분이다. 첫째, 심장이나 폐 혹은 장에서 나는 작은 소리를 의사가 들을 수 있는 것은 집음 부위를 통해 소리를 모아 의사의 귀에 전달하기 때문이다. 벨의 경우 낮은 주파수의 소리를 듣는 데 사용되고, 다이아프램의 경우 상대적으로 좀 더 큰 소리와 넓은 대역의 소리를 듣는 데 사용된다. 이 차이는 두 집음 부위의 구조에서 발생한다. 벨의 경우 떨림판이 없어 몸에서 발생한 진동소리가 곧바로 공기를 진동시킴으로서 작은 소리를 들을 수 있다. 그런데 다이아프램의 경우 피부의 진동이 일단 플라스틱으로 된 떨림판에 전달되고, 다시 그 판의 떨림이 공기를 진동시켜 전달해야 한다. 그런데 아주 작은 소리는 떨림판 자체에서 흡수되어 더 이상 진동이 전달되지 않기에 다이아프램의 경우 일정 수준 이상의 진동이 필요하다. 
인체의 소리가 청진기를 통해 귀로 듣는 과정은 다음과 같다. 소리는 공기라는 매질을 통해 전달되는 파동으로, 파의 진행방향과 매질의 진동방향이 같은 종파 이다. 따라서 청진기 모형은 컵과 고무호스를 이용해도 쉽게 만들 수 있다.
청진기를 통해 들려오는 소리의 정상 여부를 판단하는 원리는 의사의 경험에 의존한다. 의사들은 청진음을 어떻게 구분할까? 심장병을 진단하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는데, 우선 청진기로 심잡음이 있는지를 알아보는 것이 가장 기본이다. 이후 심잡음이 발견되면 방사선 사진 촬영, 심전도 검사, 심에코 검사 등의 정밀 검사를 하게 된다. 그런데 일반청진기를 사용하여 심잡음을 정확하게 구분하기는 그리 쉽지 않다. 최근에는 IT 기술을 이용하여 청진기와 컴퓨터를 무선으로 연동시켜 소리를 그래프로 나타내어 시각적으로 분석을 하기도 한다. 이렇게 된다면 청진기의 이름도 바뀌어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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