휄로쉽 교회 이두화 담임목사

     아름답고 청명한 가을 날씨를 뒤로하고 완연한 겨울에 들어가고 있음을 알려주는 11월. 한국에서는 대학을 진학하기 위한 대학수학능력시험 곧‘수능’을 보는 달이다. 비록 올해에는 12월에 치러지지만 대부분은 11월에 열린다. 불과 10년 전만 하더라도 이 수능 시험에서 만점자가 나오면 수많은 언론사들은 그 학생을 취재하기 위한 열띤 취재 경쟁을 벌였다. 취재 경쟁에서 이긴 언론사는 그 만점 학생에게 모든 사람과 약속이라도 했다는 듯이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는 비결이 무엇입니까?”라고 질문한다. 재미있는 것은 이 질문에 대답하는 학생들 역시도 이미 준비되어있고 짜 맞추어진 대답을 하듯이 “교과서만 가지고 공부했어요”라고 대답을 한다. 지금의 우리는 이것을 지난날의 추억으로 기억하고 있으면서도 동시에 이제는 이것을 믿지 않는다. 아마도 일련의 세월을 살아오면서 오늘날의 공교육이 험난한 세상 속에서 성공이라는 목표를 성취하기에 충분하지 않은 시대라는 결론을 내어서 그럴까? 아니면 사교육이 공교육을 대체해 버리는 사회에서 살아서 그런 것일까?


    하지만, 위의 모든 이유를 불문하고 우리는 정작 중요한 것을 놓치고 있다. 만점자들의 답변을 통해 들어야 할 것은 새롭고 혁신적인 그들만의  공부 노하우가 아니다. 그들이 교과서를 가지고 공부를 했든지 교과서가 아닌 혁신적인 자기만의 공부 방법으로 공부를 했던지 상관없이 그들 모두가 다 “공부를 열심히 했다”는 기본 전제가 바로 그것이다. 즉, 그들 모두가 좋은 성적을 거두기 위한 학업이라는 ‘기본’ 과정을 충실히 수행했다는 것이다. 공부 이외에도 모든 것에는 항상 기본 과정이 존재한다. 그리고 이 기본 과정들 중에서 습득하는 기술을“기본기”라 한다.  좋은 성적을 위한 학생들의 뒤에는 공부라는 기본기가 있고, 농구 선수에게는 슛과 패스를, 골프선수에게는 그립과 스윙을, 태권도 선수에게는 동일한 발차기가 있다. 모든 것의 기본기를 나열하자면 끝도 없다. 그러나 모든 기본기는 계절이 바뀌고 시간이 흘러도 그 일을 그만두기 전까지는 항상 이뤄진다. 그러나 이 기본 과정은 매우 단조롭고 따분한 시간이다. 결과는 당장에 눈에 보이지 않는다. 오랜 시간 반복 숙달을 거쳐야 한다. 그래서인지 때로는 똑같은 일 혹은 똑같은 자세를 반복하는 자신에게 의구심을 갖게 될 때가 있다. 그 시간이 길면 길수록 더욱 그렇다. 그래서 사람들은 인내로 지나가야 하는 기본의 과정을 지나지 않고 빠른 길을 선택하고 싶어 한다. 이러한 욕구를 표현하는 단어가 ‘꿀팁’, ’족집게 과외’ 혹은 ‘비결이 뭐예요?’와 같은 표현일 것이다.


     이렇게 열매를 빠른 시간 안에 보고 싶어 하는 사람들의 욕구를 부추긴 것은 아무래도 사람들의 욕심을 반영한 사회가 더 빠르고 더 새로운 산물을 항상 요구하기 때문이다. 새로운 기술, 새로운 혁명이 있지 않으면 도태된다고 한다. 하지만 필자는 어느 기술을 가진 한 장인이 했던 말을 잊지 못한다. 그가 말하길 “기본이 쌓이면 기술이 되고 기술이 쌓이면 혁신을 이룬다”이었다. 즉, 아주 단조롭더라도 기본기가 충실히 쌓이고 나면 그것이 기술로 발전하게 되고 기술이 발전하다 보면 곧 기술이 혁신을 일으킨다는 것이다. 결론은 기본기가 없이는 열매를 맺을 수 없다는 것이다. 이 기본기는 오늘날 Covid19이라는 뉴-노멀(New Normal)을 살아가는 그리스도인들에게도 동일하게 적용된다. 말씀 읽기, 기도 그리고 예배는 그리스도인들이 기본으로 갖추고 있어야 할 기본기이다. 신앙의 여정이 끝나기 전까지는 이 일을 계속할 것이다. 그러므로 뉴-노멀(New Normal)의 시간 속에서 대면 예배를 드리던 비대면 예배를 드리던 신앙의 아주 기초적인 기본기는 변하지 않는다. 오히려 이 기본기는 장소를 초월한다. 특히 부흥을 열매로 꿈꾸는 자들이라면 더욱 이 기본기는 잘 형성되어 있어야 한다. 왜냐하면, 모든 신앙인이 그렇듯이 우리는 시대를 막론하고 영적인 열매로써 부흥의 열매를 기대한다. 특히 부흥이 있었던 때는 가장 힘들고 어두운 직후에 있었다는 사실을 기억하며 작금에 존재하고 있는 Covid19을 어두움이라 이야기하고 이 어두운 시간 이후에 도래할 부흥을 적지 않은 사람들이 기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부흥의 가장 대표 격으로 여겨지는 사도행전의 오순절 마가의 다락방 역시도 기본기는 존재했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제자들은 예수님에게서 듣고 지켜야 하는 기본기가 있었다.


    “저희에게 분부하여 가라사대 예루살렘을 떠나지 말고 내게 들은바 아버지의 약속하신 것을 기다리라”(사도행전 1:4) 예수님의 승천 이후 성령이 오시기까지 제자들은 그 기간이 얼마나 걸릴지 몰랐다. 그 기본기를 통한 결과는 언제 나타날지 몰랐다. 누구에게는 기도하고 모이는 것을 따분하고 지겨워서 그만두고 싶은 날 있었을 것이고, 누군가에게는 지치고 피곤한 시간이었을 것이다. 어쩌면 그 자리를 이미 박차고 떠난 사람도 있지 않았을까? 하지만 예수님의 제자들이 어려운 시간을 이겨낼 수 있도록 도운 것이 있으니 바로‘약속’이 있었다는 것이다. 이것이 세상 사람들과 그리스도인들의 차이이다. 세상의 모든 일은 아무리 훌륭한 기본기를 가진 사람이 있다 하더라도 어떤 성취를 이룰 것이라는 보장된 약속은 없다. 보이지 않는 결과를 이루고자 동일한 기본기를 지속하기에는 너무나도 어렵다. 그러나 적어도 그리스도인들에게는 이 신앙의 기본기의 과정을 지나가면 이루어질 부흥이라는 하나님의 약속이 있다. 부흥 외에도 하나님의 도우심이라는 보증수표가 존재한다. 그러므로  부흥의 기본은 바로 우리 그리스도인들의 기본기에 달려있다. 이것이 부흥의 기본이다. 그리고 필자는 모두가 어려운 이 때에 지역교회의 모두가 이 부흥의 때를 경험하기를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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